▲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입구에 설치된 메르스 의심환자 선별진료소.

지난 9일 원주에 거주하는 40대 남녀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시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휩싸였다. 이들과 접촉한 42명 및 이와 별개로 메르스 증상을 보인 6명 등 모두48명이 자택에 격리되는 등 파장이 컸다.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42·여)는 지난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경유해 30일까지 이 병원에 입원하는 과정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B 씨(46·남)는 지인인 A 씨를 위문하기 위해 지난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가 감염됐다고 원주시보건소는 전했다. 

이들은 지난 8일 고열 및 가래 증상을 보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선별진료실을 내원해 격리 치료 중 검체를 채취해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고, 이날 저녁 양성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격리병원인 강릉의료원으로 후송됐다. 이어 다음날 실시된 2차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여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이후 모친, 딸, 남동생 등 3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이들 3명은 자택에 격리됐다.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뒤 자택에서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 2명과 예배를 드렸으나 당시에는 A 씨에게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어서 전염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교인 2명은 격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B 씨는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이후 가족을 포함해 모두 39명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모두 격리된 상태이다. B 씨는 지난 5일 스크린골프장을 다녀왔고, 저녁에는 지인들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7일에는 족구동호회 회원 11명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고, 8일에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선별진료실이 아닌 응급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B 씨와 근접 접촉한 간호사 1명과 물건에 의한 간접 접촉이 의심되는 직원 5명을 자택에 격리조치 했다. 

이에따라 12일 현재 A·B 씨와 접촉한 42명 및 이와 별개로 원주시보건소에서 관리하던 의심환자 6명 등 모두 48명이 자택에 격리됐다. 이들은 14일간 자택에 격리되며, 원주시는 상시 모니터링을 위해 격리자 별로 원주시보건소 직원 1명씩 지정했다.

원주시보건소 직원은 1일 3회 발열과 호흡기 증상 등을 전화로 점검하고,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방문해 정밀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격리자 체온이 37.5℃ 이상 오르면 검체 검사를 실시하고, 양성으로 판정되면 국가지정격리병원으로 이송된다. 

원주시는 메르스 확산을 막기위해 비상방역대책본부를 구성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만희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원대책본부를 꾸리고 소방서, 경찰서, 군, 적십자사와 연계해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메르스 증상이 의심되면 개별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말고 원주시보건소로 연락해 달라"며 "모 교회 집사가 확진자라는 등 SNS에 떠도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보건소에 항의전화 빗발 

2명의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주시보건소에는 문의전화와 항의전화가 잇따랐다. 질병관리본부와 강원도, 원주시 간 정보교류가 지연돼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급증한 것 아니냐는 질책성 항의가 많았다.

특히 확산을 막기위해 지난 주 원주에서 열린 강원도민체육대회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러한 여파로 강원도민체육대회가 열린 종목별 경기장은 관중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음식점 등도 손님이 급격히 감소했다. 

그런가하면 A 씨와 B 씨의 신원 공개 및 이들이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뒤 이용한 식당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에 원주시는 A 씨의 경우 상록프라자아파트, B 씨는 단구동 동보노빌리티타워에 거주한다고 공개했으며, 이들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파트 승강기 등의 방역소독을 원주시에 요청해 방역이 실시됐다. 

이와함께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초·중·고교 및 유치원 등 40여곳이 휴업했으며, 원주시에서 어린이집에 휴원을 권고함에 따라 상당수 어린이집 원아들이 등원하지 않았다.

이달 말까지 예정됐던 원주시 행사도 대부분 취소됐다. 또한 원주시는 시민문화센터를 오는 17일까지 휴관하기로 했으며, 원주시립도서관과 태장도서관은 오는 30일까지 휴관하는 등 메르스 확산을 막기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