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 같은 것을 느꼈어요." 최준호(18) 군은 중고생연대 활동에 이 같은 표현을 했다. 최 군은 진광고 3학년에 재학 중이지만, 학교 수업 뿐 아니라 청소년 관련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제도나 교육관련 제도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광우병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최 군은 "당시 촛불집회 내용 중 교육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 부모님 몰래 집회에 참석했다"면서 "그 때 만난 소수의 청소년들과 자주 얼굴을 보며 전국적인 청소년 인맥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뒤 교육제도 개선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두발과 복장규제, 핸드폰 압수 등을 학생 인권 침해로 인식했다. 

최 군은 "교육제도를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중고생단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집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좋지만, 청소년들끼리 뭉쳐서 중고생 실정에 맞는 활동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때 만난 청소년들과 단체를 구성했다. 2010년 9월 전국민주청소년연합을 출범시키고, 청소년과 교육제도 문제에 본격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체 구성이나 움직이는 기본 틀 등 단체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이 시작한 터라 처음 2년은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는데 그쳤다.

최 군은 "단순히 두발규제만 사라지면 행복할까 라고 자문하며 궁극적으로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들을 하는 내부적인 토론만 하는 수준이었다"면서 "활동을 하고자 해도 방법을 몰라 시도하기가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본격적인 청소년 단체 활동을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하며 2012년 5월 전국 청소년 단체 3곳이 모여 전국민주청소년연합이란 이름을 걸고 재출범 했다. 당시 참여 회원 수는 100여명이었다.

최 군은 "전국 청소년단체라곤 해도 회원수가 30명 안팎인 게 대부분"이라며 "100명 넘는 청소년 단체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인 문제는 여전히 있었다.

같은 뜻을 갖고 뭉쳤지만 각기 다른 3개 단체가 모인 만큼 단체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했다. 그는 "연합 초창기에는 퍼포먼스나 집단활동 등 전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면서도 "지도부가 구성됐지만 단체 성격이 달랐던 터라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지역별로 체계 구성력이 약했다"고 말했다. 결국 연합체는 8개월만에 해산하기로 했다. 

"그 후로 1년이 개인적인 슬럼프였다"는 최 군은 평준화 1세대로 중학교와 다른 교풍과 고등학생으로서의 압박, 청소년 활동에 대한 압력 등을 느꼈다.

그는 "1학년 때 1년간 도교육청에서 진행한 강원학생참여단 단원으로 활동한 것이 청소년 활동을 붙잡게 된 계기가 됐다"며 "참여단 활동은 생각했던 궁극적인 목적과 일치하진 않았지만, 청소년들의 생각을 행정에 제시할 수 있는 창구였다"고 말했다.

단원 활동을 함께하는 청소년들과 교류를 하며 청소년 활동 흐름을 이어갔고, 지난해 8월 중고생연대를 시작했다. 최 군은 "고등학교 1년동안 압박과 압력에 무뎌지며 심리적으로 회복됐다"면서 "참여단에서 인연이 닿은 친구들과 국정원 논란으로 전국 집회에서 만난 청소년들을 모아 20여명으로 중고생연대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중고생연대 원주시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 대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청소년 활동을 하면서는 부모님께 말씀을 못드렸다"는 최 군의 청소년 활동은 단체를 구성하고 대표로 활동하면서 결국 뉴스 기사에서 그동안의 행적을 들켰다.

그는 "당시 부모님께서 활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하셨다"면서 "청소년 활동은 열정과 신념을 느끼게 한 유일한 활동이라고 설득하며 몰래 활동을 이어갔지만 결국 집에서 나오게 됐고 최소한의 생활비만 지원받으며 4년째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군의 중고생연대 대표 임기는 8월이면 끝난다. 막바지지만 강제보충수업·강제야간자율학습 반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8월 대표 선거 때 적임자가 나타나 뒤를 이었으면 좋겠다"는 최 군은 청소년기가 끝난 뒤를 보고 있다.

그는 "중고생 운동은 중고생이 주축이 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에는 단체를 나와서 중고생연대를 후원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성 기자  sung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