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업면 대안리 SRF 연료제조 공장. 원주시는 주민들의 민원을 이유로 영업허가 여부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사진: 한미희 기자

원주에 폐기물처리업체가 잇따라 진출을 추진해 업체와 지역주민들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원주시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체인 A업체는 흥업면 대안리에 SRF 연료제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루 100톤 분량의 플라스틱과 비닐류, 폐목재 등을 반입해 파쇄한 뒤 시멘트회사 보조연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대안리 폐플라스틱처리 공장 시설과 부지를 인수하고 설비를 갖춘 상태이며 원주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A업체의 사업허가를 원주시가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수원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폐플라스틱 공장이 들어서 주변 환경에 적잖은 피해를 끼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A업체를 환영할 리 없다. 대안리 주민 B 씨는 "폐플라스틱 처리공장이 들어와 냇가에 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는데도 원주시가 관련 업체에 허가를 내주는 것은 그야말로 불편부당한 처사"라며 "RDF/SRF 시민반대대책위원회와 연대해 업체 진출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시는 주민들의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으나 A업체는 적법한 상태에서 수개월간 영업허가를 내주지 않는 원주시를 상대로 수십억원의 손해보상 청구의지를 밝힌 상태이다.

SRF 연료제조시설을 갖추려는 C업체도 지정면 보통리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진행이 불투명하다. 지정면은 기업도시 열병합발전소 문제로 여론이 분분한 상태에서 열병합발전소 연료인 SRF 연료공장까지 들어오려고 하니 주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보통리 이장 D 씨는 "보통리는 열병합발전소 뿐만아니라 시멘트 공장 등 혐오시설이 많이 들어와 주민들이 삶의 질 문제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며 "업체 측에 사업설명회 기회를 줄 생각이지만 설명회를 들어도 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정부 지원이 강화됐고, 원주가 교통요지이기 때문에 재활용업체들이 원주를 사업 적지로 택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들은 법적인 기준을 갖추고 있지만 주민과 상당한 갈등을 보여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원주시 설명대로라면 더 많은 자원 재활용업체가 원주를 선택할 수도 있는데 안심할 수 있는 법적장치나 환경평가기준은 매우 느슨하다고 주민들은 지적했다. 대안리 주민 B 씨는 "혐오시설 등이 들어오면 환경영향평가 등을 하는데 이러한 것이 제대로 된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