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소설가 고 박경리(1926~2008) 선생은 생전 사재를 털어 창작실을 운영해 많은 후배 문인들이 그 품을 들락거렸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작가들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문을 연 이후 15년간 수많은 문인과 예술인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토지문화관이 그것이다.

(재)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이 운영하는 토지문화관 창작실은 대한민국 문화예술 '창작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한해 국내 문인 54명과 예술인 24명, 해외작가 및 재외동포 9명을 선정해 창작실을 지원했다. 지난 15년간 이 곳을 거쳐간 인원은 문인 465명, 예술인 216명, 국외작가 67명 등 748명에 이른다.

그 결과 잡지·도서·음악·연극·영화·전시 등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이 창출됐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이 곳에서 완성한 작품으로 각종 시상식에서 두각을 보이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김미수 작가가 단편소설 '내일의 노래'로 북한인권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극작가인 김원 씨는 2013년 토지문화관에서 창작한 '만리향'으로 2014 서울연극제 대상과 희곡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연극대상은 토지문화관 입주작가들의 무대였다.

2013년 입주한 최치언 극작가는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로'를 통해 대상과 작품상을, 이해성 극작가는 2012년 토지문화관에서 준비한 '빨간시'로 작품상과 희곡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2009년 입주한 조해진 소설가 역시 단편소설 '빛의 호위'로 2014 젊은 작가상을 품에 안았다.

이밖에도 최근 개봉과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유지태·차예련 주연의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는 최종현 작가가 2009년 토지문화관에서 쓴 시나리오이며, 지난해 8월 KBS 제3 라디오 라디오극장을 통해 한 달 동안 매일 방송된 '백 마흔 넷째 날의 아침' 역시 최재도 작가가 지난해 토지문화관 창작실에서 완성한 작품이다.

토지문화재단은 올해도 문인과 예술인을 대상으로 창작실을 무료 지원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을 받는 문인 창작실 지원사업은 문학 전문 매체나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시·시조·소설·산문·아동문학·희곡·비평 등 문학 전 장르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이 대상이다.

올해부터 강원도와 원주시의 지원을 받는 예술인 창작실 지원사업은 드라마·미술·번역·영화·연극·음악 등 예술 전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다.

내달 1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 토지문화재단 홈페이지(www.tojicf.org)에서 '창작실 지원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tojicul@chol.com)로 신청하면 된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문인은 3개월까지, 예술인은 2개월까지 토지문화관 창작실에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 ▷문의: 766-5544(토지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