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민 인권의식 수준을 가늠하고 인권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진행됐다. 원주시민연대(대표: 이선경)는 지난 23일 원주시청 대회의실에서 '2014 원주시민 인권의식 조사사업 결과 발표 및 시민인권 보호 증진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원주시민연대는 이번 토론회에 앞서 원주시민 341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 및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인권교육과 정책홍보가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90% 이상이 인권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인권관련 청원·서명운동이나 캠페인, 인권단체 활동 등을 경험해봤다는 응답자는 23.2%에 불과했다. 또 지난 2012년 12월 원주시가 '원주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69%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삶 속에서 체감하는 인권 수준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원주에 살면서 시민 인권이 존중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9%, 시민 권리가 존중되고 있다는 의견은 19.7%에 그쳤다. 사생활, 막말·폭언, 종교, 집회, 의료서비스 등 10가지 항목을 제시, 개인적으로 접했던 인권침해 사례의 경우 막말·폭언 경험이 24.9%로 가장 높았고, 사생활 침해 18.6%, 표현의 자유 제한 15.6% 등으로 나타났다. 종교의 자유(8.6%), 신체적 자유(6.8) 등은 비교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애인, 외국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인권의식은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 중 80.9%가 장애인이 공무원 시험, 취업, 대학진학 등에서 혜택을 받는 것에 동의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과 동일한 보수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은 84.4%에 달했고, 불법적으로 국내에 체류중인 거주외국인에게도 의료보험 혜택을 부여해도 괜찮다는 의견이 64.3%였다. 다만 여성에게 취업, 진학 등에서 일정한 비율의 할당제를 적용하는 여성채용목표제에 관한 응답은 56.6%로 비교적 낮았다. 동의한다는 응답자 중에서 여성이 62.4%를 차지한 반면 남성은 49.4%에 그쳐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김정희 시의원은 "공공기관이나 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에 대한 인권교육을 강화해 우리 사회가 보호하고 관심을 가져줘야 할 이들에게 힘을 북돋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부각된 것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인권문제에 관심이 적다는 것이었다. 연령대별로 20·30대 응답자 중 원주시 인권조례 인지도가 가장 낮았고 인권교육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도 저조한 반응을 보였다.

50대와 60대 이상 응답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정원 상지대 교수는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부터 노인 세대까지 모두 인권의식 함양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젊은층의 반응이 좋지 않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유치원과 학교에서부터 인권교육을 선행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