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7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측정한 소음은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사진 위). 봉산장양간 국도대체우회도로(오른쪽).

흥양2리 주민들 민원

봉산-장양간 국도대체우회도로 옆에 위치한 소초면 흥양2리와 파인밸리 주택단지 주민들이 자동차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밤이면 굉음이 울려 도로에 인접한 집은 잠이 깨는 등 수면을 방해받고,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놓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정성우 씨는 파인밸리 27세대 주민을 대표해 수차례 원주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정 씨는 "2009년에도 민원을 접수했었지만 지금까지 방음벽 설치를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도로 전구간이 개통되면서 소음이 더욱 심해지는 것을 체감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소음 때문에 이사를 결정한 주민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식 흥양파인밸리주민자치회 회장도 "마을 안쪽 다섯 집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심각한 소음에 노출돼 있고, 오토바이 폭주족과 과속 차량이 많아 매우 시끄럽다"고 말했다.

관설-봉산구간 역시 개통이후 관설동 주택 및 반곡동 푸른숨4단지아파트에서 민원이 잇따랐다. 이에 원주시는 8회에 걸쳐 소음을 측정했으나 기준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년에 개교하는 봉대초교가 도로에 인접해 있어 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음벽 설치 어렵다

그러나 국도대체우회도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홍천국토관리사무소는 원주시로부터 소음측정 결과를 전달받아 검토했지만 모든 지역이 소음 기준에 미달하므로 방음벽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원주시가 소음을 측정한 시간이 오전 출근시간과 오후2시~4시경이라는 것. 주민들이 피해가 극심하다고 호소한 저녁 퇴근시간 및 야간시간(22시 이후)대에는 측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9일 오후 7시경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10분간 측정한 결과 평균치가 기준(73dB)을 넘었으며, 최고 79dB까지 나타났다.

퇴근시간 이후에는 측정하지 않은 원주시나 낮시간대 자료만으로 민원을 처리한 홍천국토관리사무소 모두 안일하게 처리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홍천국토관리사무소는 도로와 민원을 제기하는 주택 중 도로가 먼저 생겼다면 개인 또는 업체가 직접 방음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혁신도시처럼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면서 차량 통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 주민들이 사전에 소음 정도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않다. 또한 업자는 오래 전 분양을 마치고 떠난 상태라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상황이다.

대책수립 반드시 필요
앞으로 혁신도시 이전 기관 입주가 이어지고 택지가 조성되면 국도대체우회도로 통행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소음 문제는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또한 이동식 과속단속카메라 2대 설치돼 있지만 운영이 되지 않고, 고정식카메라 설치는 내년 3월 심의위원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홍천국토관리사무소 담당자는 "지금까지 접수된 민원의 경우 소음측정 결과가 기준 미만이라 방음벽 설치가 검토되지 않았다"며 "다만 봉대초교는 교육시설이어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야간시간 측정을 원하면 측정하겠다"며 "최대한 민원을 해결해 주고 싶지만 원주시 관할이 아니라서 애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종욱 환경부 소음 담당자는 "비슷한 경우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며 "관련규정이 지자체마다 상이하므로 주민과 지자체를 비롯한 관할기관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