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빛 청사진을 그렸던 원주혁신도시 조성이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로 선정된 이후 지역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이전시기가 지연된데다 나홀로 이전하는 직원들이 많아 당초에 예상했던 효과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희국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한 3개 공공기관 직원 450명 중 가족과 동반 이주한 직원은 75명으로 16.7%에 불과했다. 329명은 나홀로 이주했으며, 46명은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가족 동반 이주비율(25.3%)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게다가 향후 동반 이주 계획도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48명,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명, 대한적십자사는 5명에 불과했다. 이전 기관 직원들이 가족과의 동반 이주를 기피하는 상황에서 원주혁신도시의 정책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한 이전 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실적도 미미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윤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9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한자리 숫자에 불과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2.6%, 2014년 7월 말 현재 4.1%였다. 올해의 경우 9개 공공기관에서 924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이중 지역인재는 38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지역인재 채용비율(6.8%)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회의론이 일고 있다.

이와함께 공공기관 관련 기업, 대학, 연구소를 혁신도시에 유치해 특화된 성장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산학연 클러스터'의 용지 분양률도 전국 평균은 25%를 기록하고 있지만 원주혁신도시는 7.8%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이같은 총체적 난국으로 말미암아 민간 차원의 투자가 꺼려지면서 원주혁신도시의 정주환경 조성이 지연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이전 기관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활거점이 조성돼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기대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