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초절도범 심 모 씨가 절취한 산양산삼.

약초수집상이 원주에서 고소득 작물인 산양산삼을 상습적으로 훔쳐 무려 1억5천500여만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혔다. 인적이 드문 야심한 밤에 CCTV를 피해 수차례에 걸쳐 산양산삼을 절취, 농가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으며, 이로인해 산양산삼을 재배하는 다른 농가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원주경찰서는 지난 18일 관내 한 야산에 위치한 산양산삼 농장에서 10년근 산양산삼 2천600여뿌리를 절취한 심모(54) 씨를 현장에서 체포하고, 이를 매입한 장물사범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 씨는 2011년 5월 약초산행을 시작했으며, 인터넷 카페 회원으로 활동하며 카페 경매방에 야생산삼 등 약초를 판매해온 전문 약초꾼이다. 심 씨는 약초를 찾아다니다가 해당 농장을 발견하고 지난 6월부터 검거일인 7월 18일까지 11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은 치밀한 계획을 통해 이뤄졌다. 산행을 하며 주변 지형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던 심 씨는 야심한 시간에 농장에 잠입해 산양산삼을 훔쳤다. 범행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농장 주변에서도 CCTV가 없는 한적한 길만 이용해 잠입했다. 또 검거에 대비해 범행 뒤에는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주차해 놓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원주경찰서는 농장주의 신고를 받고 잠입수사를 통해 현장을 덮챴다. 또 경찰은 심 씨가 7월에만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으나, 피해 농장 CCTV 자료와 인터넷 카페 경매방을 살펴본 결과 작년부터 범행한 사실이 발견돼 수사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농장에 CCTV를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확인해야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범죄 예방 차원에서 농가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홍보하고, 순찰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양산삼이나 장뇌삼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각각 산삼씨, 인삼씨를 받아 야산에 재배하는 산양산삼과 장뇌삼의 특성상 외부인 출입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양산삼의 경우 한 뿌리는 보통 5만~6만원, 좋은 것은 10만원 선에 거래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임산물로, 이를 전문적으로 노리는 약초꾼들이 사유지에 들어가 몰래 채취해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농가들은 재배지에 울타리를 치고 CCTV를 설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산양산삼을 재배하는 A 씨는 "10년 동안 산삼을 재배하려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 한다"며 "외지인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재배지를 보호할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규모 농가들의 경우 CCTV 등 보호할 여건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미흡한 상태로 재배하는 농가가 허다하다.

원주엔 한국임업진흥원으로부터 특별관리 임산물 지정을 위한 품질검사를 받은 농가는 31곳, 102만4천여㎡에 달한다.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농가들도 상당한 수준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원주시로서도 농가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법제화 된 제도가 마련되지 못해 안타까운 실정이다"며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