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문막읍 취병리에서 열린 '호시탐탐 진밭마을 호랑당산제'.

지난 13일 문막읍 취병리 진밭마을 23농가는 '호시탐탐 진밭마을 호랑당산제'를 개최했다. 호랑이와 어울려 살던 문막읍 진밭마을에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2개의 말뚝을 산에 박으면서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와 가축을 잡아먹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이에 주민들이 정성스럽게 당산제를 지내고 말뚝을 뽑아내 마을이 평안해졌다는 전설이 진밭마을에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

진밭마을 주민 나병선 씨는 "호랑이는 수백년 전부터 마을을 지키는 수호천사와 같은 존재였다"며 "어려웠을 때는 호랑이를 위해 토종흙돼지를 잡아 제사를 지냈다고 해 주민들이 돼지를 마련하는 등 정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13일 오후4시 시작된 당산제는 마을 입구 솔숲과 계곡, 마을당숲 등 3곳에서 진행됐다.

전설과 관련된 구조물을 세우고 곳곳마다 호랑이와 관련된 마을 이야기를 안내해 관광객들이 전설을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김춘선 노인회장은 가가호호 방문해 축문을 태우며 집안의 안녕과 복을 빌었다.

이번 행사는 원주시농업기술센터가 지난해 향토자원조사와 마을스토리텔링 분야를 발굴해 자료화 시킨 농촌구전자원 활용 소득화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다. 올해 호랑이 전설에 따른 마을 해설사 교육 및 전문가 컨설팅 등의 사업을 추진했고, 호랑이 스토리길, 호랑이 체험학교, 호랑이 카페 등을 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의 구전자원을 활용해 농가 소득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