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지역에서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지역에서 인재를 육성해도 어쩔 수 없이 외부로 유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지난해 원주청년고용센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원주에 취업할 의사가 있는 학생은 전체의 8.4%에 불과했고, 70.8%는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자리의 소득수준이 낮은 것은 대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취업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제2차 청년고용포럼의 중요 의제로 '청년들의 지역 정착률 제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됐다. 이런 가운데 원주는 제조업 및 협동조합을 필두로 한 사회적 경제로의 고용유입이 청년들의 지역 정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번 포럼은 '원주시 청년고용 구조와 사회적 경제'라는 주제로 지난달 28일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에서 개최됐다. 이상동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연구 센터장, 이기영 (사)원주청년센터 대표가 각각 주제 발표를 하고 박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 용정순 시의원, 이영인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교학팀장, 유영관 원주시 기업지원과장, 정희진 취업준비생, 조세훈 원주푸드 협동조합 상임이사가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원주시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는 2008년 3만1천명에서 2012년 4만3천명으로 증가했다. 1995년 이후 2010년까지 원주시 청년층 인구가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는 점을 연관지어 보면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원주시 취업자 100명 중 청년층은 11~14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8~2011년 전국평균 청년취업자 비중이 취업자 100명 당 16~17명임을 고려하면 원주시의 청년 취업자의 수가 전국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지역에서 청년 취업자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외부로 유출되고 있으며, 이에 청년층의 지역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영인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교학팀장은 "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데 청년층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한다"며 "기업과 청년 취업자들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대기업 유치와 중소기업 육성에 힘쓰고,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 괜찮은 일자리 환경을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 청년층은 원주 제조업 환경에 맞는 기술을 갖춤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영관 원주시 기업지원 과장은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 공공기관과 각 분야 기업이전으로 청년 일자리에 물꼬가 트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2020년까지 문막과 부론 산업단지, 관광 레저형 기업도시, 화훼특화단지 조성 또한 지역 일자리 창출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 과장은 "협동조합 전담팀 운영, 창업여건 조성 등을 통해 사회적 경제로도 고용 인력을 유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시의 산업 구조를 보면 제조업의 GRDP(지역내총생산) 비중이 약 20%, 종사자 비중이 약 14%로 도내 타 지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원주시가 강원도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배경이 되고 있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지역의 중심이 되고 있는 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면서 새로운 청년고용의 돌파구를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방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검토한 이유는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할 원주만의 매력 가운데 하나로 사회적 경제 조직이 가지는 가능성을 검토하는데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 조직의 잠재성은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경제와 공공경제에 비해 전체 경제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을 뿐 아니라 임금, 고용 안정성, 직무매력도 등에 있어서는 청년층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원주청년고용센터 조사에 따르면 원주에는 40여개의 사회적 경제 조직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오랜 협동조합의 전통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원주의 사회적경제는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았을 때 미약한 수준이지만, 사회적 기업 수 등 여러지표는 원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사회적 경제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국기준 전체 사업체 대비 사회적 경제 사업체는 0.17% 수준이다. 2013년 5월까지 전국 사회적기업 828개소 가운데 강원도는 39개로 16개 시도 가운데 중간 순위인 10위에 있지만, 경제활동인구 대비 사회적 기업수는 광주와 제주에 이은 3위였다.

원주에 이를 대입해 보면 경제활동인구 10만명 당 사회적 기업 수는 6.43개로 전국 최고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원주시의회 용정순 의원은 "협동조합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근무하려는 의사가 97.5%라는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 실태조사가 있었으며, 대학때부터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에 대한 교육, 동아리 모임운영 등을 통해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사회적 경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소규모 창업자금을 대여하거나 사회적 기업 청년 창업 및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 창업·운영시 공간제공, 임대료 감면, 교육및 컨설팅 제공 등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여 일자리 알선을 위한 기관, 단체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청년고용문제를 해결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으로 제시했다.

회의적 시각

하지만 사회적 경제가 지역의 청년 고용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 할 수 있는 비중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이상동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연구 센터장은 "사회적 경제 조직은 직무만족도가 높고, 일반 경제조직에 비해 외부경제 환경에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청년고용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며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특정한 영역의 일자리에 국한된다고 봤을때 고용문제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해결책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도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고 전체 시장경제 영역에서 청년고용문제를 봤을때 직업전환이나 훈련 등 일자리 상향이동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청년들의 낮은 선호도를 획기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

박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청년고용문제는 일자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교육-고용이 맞물려 있는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할 것을 전제해야 한다"며 "원주시가 고용문제를 사회적 경제로 접근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가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방편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우리나라는 애초에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할 목적으로 설계됐고, 정부 주도적인 관계로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실정으로 판단했다. 박 전문위원은 "청년들이 사회적 경제 부문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근로조건의 개선, 경제 민주화, 삶의 가치변화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경제 부문 취업자에 대한 고용구조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