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은 수시에 지원하거나 정시 지원 대학을 물색하고 있다. 오전에 학교에 머물다 오후에는 개별적으로 논술을 준비하거나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나간다. 일부 학생들은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이렇게 현재의 고3은 어정쩡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창 나이'인지라 미래를 준비하기란 마음처럼 쉽지 않다. 간혹 친구들 유혹도 있고, 수능이라는 '지옥문'을 빠져나온 보상심리도 커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유혹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활동하는 고3 학생들을 만나봤다. 

사람 마음 움직일 예비 가수, 유주희

초등학교 때부터 가수를 꿈꿨던 육민관고 유주희 양은 자신만의 시간을 즐긴다. 드라마 삽입곡과 가수 예능프로에서 재조명 받은 가수 소향 씨를 좋아한다는 유 양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노래를 배우고 싶다"며 "지금은 발라드 연습에 매진 중"이라고 말했다.

명지전문대와 여주대 실용음악과 수시 2차를 준비 중이다. 오전을 학교에서 보내고 나면, 단구동에 있는 실용음악학원에서 살다시피 한다. 학교에 있는 시간이 유일한 휴식시간이 됐다. 늦을 땐 새벽1시 넘어서 집에 돌아온다.

유 양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며 "대입에 앞서 하고 싶다고 했을 때도 큰 반대 없이 부모님께서 응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힘들 때 자신의 노래로 치유받을 수 있도록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만화가를 꿈꾸는, 정재유
　
웹툰(인터넷 상에서 연재되는 만화)이 대세지만, 출판 만화가를 꿈꾸는 육민관고 정재유 군은 수능 후 만화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초등학생 때 집 앞에 있던 만화대여점 덕분에 만화책을 쉽게 접한 뒤로 만화가를 꿈꾸게 됐다. 이미 청강대 만화창작과 수시 1차에 합격해 여유로운 수능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 군은 "작년에는 미술학원에 다녔지만, 지금은 집에서 만화를 그린다"며 "부모님과 마찰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인정을 해 주신다"고 말했다.

수능이 끝난 후 친구들은 PC방과 노래방으로 달려가지만, 정 군은 귀가 후 그림을 그린다. 정 군은 "친구들이 놀자고 보채지만 선택한 길이 있기에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요즘 학교에 있을 때가 유일한 유희시간"이라고 말했다.

일본 만화작가 사토 신스케의 간츠를 가장 좋아하며, 만화가로서 일본 유학 후 한국에서 출판사를 겸한 만화가가 되는 게 꿈이다.

세계무대 누빌 미래 뮤지컬배우, 문수경

육민관고 문수경 양은 중학생 때부터 가수가 되고자 했다. 노래와 율동 모두 좋아하는 문 양은 뮤지컬배우 옥주현 씨 주연의 몬테크리스토를 보고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웠다. 문 양은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론 모든 걸 보여줄 수 없다고 느꼈다"며 "노래에 연기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문 양의 선택에 부모님은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꿈을 고집하는 모습에 결국 부모님도 손을 들었다.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 정시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입시 면접을 위해 단구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열정을 쏟고 있다.

학교에 머무는 동안에도 뮤지컬 책을 찾아보는 등 시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충분히 음악할 수 있고, 연습할 수 있다"는 문 양은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게 꿈이다.

김예진(왼쪽)·김채원 양.

초등 교사의 꿈, 김예진·김채원

초등교사가 되고싶은 상지여고 김예진·김채원 양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수능 후에도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예진 양과 채원 양 모두 교사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교사의 꿈을 키워왔다. 고등학교에서 만난 예진 양과 채원 양은 최근 춘천교대 면접을 봤다.

채원 양은 "교내 교육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토론했던 것과 교육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시청한 게 면접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합격 소식만을 기다리는 예진 양과 채원 양. 예진 양은 "상지여고는 사립고교의 장점으로 졸업한 선배들이 재학생들에게 수능 후 준비할 것들을 알려줬다"며 "초등교육과 관련된 학과로 진학한 선배들이 수능 후 예체능을 배우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예진 양은 피아노, 채원 양은 기타를 배우고 있다. 채원 양은 면접이 끝났지만 나중에 초등 교사가 되고 나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수영도 배울 예정이다.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