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확산을 위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으나 효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약 17억원이 투입된 원주시 도시농업 시설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 원주시는 11억1천500만원을 투입, 지난 2010년 9월 센터 뒷편에 도시농업 모델학습원을 완공했다.

작년 4월에는 5억8천만원을 들여 모델학습원 내에 도농상생교육관을 준공했다. 또한 지역특성화사업으로 도시농업을 추진하며 '아파트 베란다 상자텃밭'을 개발, 보급하기도 했다. 이 때만 해도 원주시는 전국에서 도시농업이 매우 앞선 도시로 평가받았다. 원주시도 전국 최고의 도시농업 모델을 표방했다.

그러나 작년 8월 농민단체 대표들이 원주시에 도시농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농민단체 대표들은 도시농업에 투입되는 원주시 예산과 행정력 만큼 농업인을 위한 예산과 관심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이 농산물을 생산·소비하면 농업인 소득이 감소한다며 반발했다.

이에 원주시는 더이상 도시농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문제는 논란 이후 원주시가 도시농업 추진에 관한 동력을 상실하며 이미 조성한 도시농업 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원주시는 올해부터 상자텃밭 보급을 중단했으며, 모델학습원 내에 있는 텃밭 분양도 중단했다. 유일하게 유지되는 건 '농업체험 1일 농부교실'이다. 지난 4월 시작해 오는 10월까지 매주 1회, 20명씩 25회에 걸쳐 도시민을 대상으로 농업체험 행사를 열고 있다.

전국 여러 지자체나 대학 등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등 원주 도시농업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있지만 도시농업 시설을 조성한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 2011년 제정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서 도시농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추세를 역행한다는 시각도 있다.

원주시 도시농업포럼 박현식 대표는 "도시농업에서 도시의 개념은 수도권으로 봐야 한다"며 "도시농업이 활성화 되면 2천만 수도권 주민들에게 원주 농산물의 건강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금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면서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단체에서 체험이나 견학을 원할 경우 언제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