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꿀(설탕꿀)을 천연꿀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행위가 성행해 양봉농가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벌꿀은 토종꿀과 천연꿀, 사양꿀로 나뉜다.

토종꿀은 1년에 한 번 전통방식으로 뜬 꿀을 말하며 천연꿀은 양봉꿀, 사양꿀은 설탕물을 먹인 벌에게서 채취한 벌꿀이다. 토종꿀은 천연꿀보다 2~3배 비싸며, 천연꿀은 사양꿀보다 2배 가량 비싸다.

정부는 2009년부터 벌꿀 판매 시 천연꿀과 사양꿀을 구분해 표시하도록 자율표시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업체가 자율적으로 이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정부의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사양꿀이 천연꿀로 둔갑하거나 사양꿀 표시를 작게하는 등의 허위·과장광고가 성행하고 있다.

김익수 한국양봉협회 원주시지부장은 "양봉업자들이 사양꿀을 천연꿀이라고 속여 대형마트에 납품하거나 일반인과 거래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며 "천연꿀 소비가 줄어 양봉농가들이 힘들어 하는데 유통문제까지 겹쳐 고사 직전"이라고 말했다.

원주시지부에 등록된 양봉농가는 85호. 벌집 한 통당 예년에는 30만원 정도 소득을 올렸지만 사양꿀과의 경쟁 및 서양벌꿀에 밀려 지금은 20만~25만원으로 소득이 줄었다.

김 지부장은 "정부가 내년부터 천연꿀 등급제를 시행할 계획이지만 그 전에라도 유통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동 농협벌꿀품질보증조합장협의회장(신림농협)도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천연꿀 중 천연꿀 탄소비 기준을 맞춘 진짜 꿀은 찾기 힘들 정도"라며 "정부 단속도 중요하지만 양봉농가들의 양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