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체계적 유통을 지원하기 위해 원주시는 작년 4월 농업유통과를 신설했다. 그러나 농업유통에 관한 업무는 농업유통과를 신설하기 전과 다를 게 없어 직제만 늘린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업유통과 신설로 원주시농업기술센터는 4개 부서에서 5개 부서로 직제가 확대됐다. 하지만 농업유통과는 농정과에서 담당하던 업무의 일부를 넘겨받은 것에 불과한 실정이다.

농업유통과에 배정된 4개 계 중 원예특작계, 원주푸드계, 친환경농업계 등 3개 계는 농정과에서 분리된 것이다. 유통지원계가 신설되긴 했지만 일반서무, 회계 등 주무계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유통지원 업무에 전적으로 매달릴 형편이 못된다.

이로인해 농업유통과 신설 전과 동일하게 치악산한우 유통은 축산과에서 담당하고, 칼라 미니 단호박 유통은 농업기술과에서 지원하는 등 농산물 유통업무가 종전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의 한 농업인은 "농업유통과가 신설된다고 해서 큰 기대를 걸었는데,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공무원 자리만 늘린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농업인은 "농민들은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원주시가 유통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등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인원이 충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가 배정돼 체계적인 농업유통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농업 마케팅을 전담할 마케팅계 신설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원주시는 조직개편을 통해 부서를 확대를 계획으로, 현재 각 부서 별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