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큰 숨 한 번 들여 마시고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와 친구가 되어 보자. 치악산 자락 맑은 계곡이 옆으로 흐르고, 봄기운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 곳에 '커피베르(대표: 한진희·진선)'가 예쁘게 앉아 있다.

마당에는 여러 가지 표정을 한 단지가 재미있게 놓여 있고, 물레방아 옆 분수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뱉는다. 마술을 부린건지 공중에 떠 있는 수도꼭지에서 세찬 물줄기가 쏟아진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곳을 기웃거린다. 향긋하고 그윽한 커피향과 와플을 굽는 구수함,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마법에 걸리듯 끌려 들어간다. 꽃피는 봄, 녹음 짙은 여름, 알록달록 물이 오르는 가을, 하얀 겨울 등 어느 계절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곳에서는 한진희·진선 자매가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굽는다.

강남커피교육학원 바리스타과정을 수료한 바리스타 한진희 씨의 솜씨는 금방 내린 아메리카노에 살짝 떠 있는 적당한 거품과 거품 그림을 그린 커피 아트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동생 진선 씨는 웹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난 2010년 가을부터 언니와 함께 이 일을 시작했다.

한 대표는 "부모님이 반곡동에서 평생 농사만 지으시다가 혁신도시가 들어오면서 이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며 "정 많으신 아버지가 '이곳까지 찾아와 주는 손님을 즐겁게 해드려야 한다'며 마당 곳곳을 세심하게 보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 만난 아버지 한수복(62) 씨는 우리 모두의 아버지처럼 수수하고 편안한 모습이다.

한창 와플이 유행을 이뤘던 때에는 어느 커피숍에서나 와플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재료비가 만만치 않고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로 직접 하는 곳은 거의 다 사라지고, 완제품을 받아서 데우는 정도로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반죽과 숙성, 굽고 세팅하는 전 과정을 두 자매의 손길로 탄생시킨 이곳 와플은 환상이다. 겉은 바삭하고 촉촉한 속살이 입안 가득 부드러운데다 도톰해서 먹을 것이 많다. 초코시럽과 파우더로 멋을 내 맛 뿐만이 아니라 눈까지 즐겁다.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아이스크림과 생크림이 로맨틱하게 조화롭다. 커피와 함께라면 샌드위치도 잘 어울린다. 한 대표는 "재료비에 신경이 쓰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재료의 질과 양은 맛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고의 재료로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생과일 주스도 100% 생과일만 사용하는데 과일의 양이 주스 맛을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날이나 선선한 계절에 주로 찾는 따끈한 차도 종류가 다양하다. 레몬을 직접 담가서 레몬차를 끓일 정도로 메뉴 하나하나에 세심하게 정성을 쏟는다. 야외 테라스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치악산 바

람을 즐기며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다 보면, 어둠이 내려 뽀로로, 강아지 등의 단지가 귀엽게 웃는다. 아버지의 작품이다.

네이버에서 블러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체통 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전11시부터 오후11시까지 문을 열고, 둘째 넷째 월요일엔 쉰다. ▷문의: 7357701(커피베르)

임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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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