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11시15분경 중앙동 시민전통시장 끝자락에서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화재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과 가까워지자 사방이 꽉 막힌 도로에 차량과 인파들로 뒤엉켜 있었다. 화재현장에 도착하자 상인들, 소방대원, 경찰, 지나는 시민들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미 점포 3동은 타오른 불길로 검게 그을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고, 소방대원들은 지붕 위, 점포 안과 밖, 사다리에 매달려 전방위적으로 화마와 대적하고 있었다. 멀리서 불길이 물건들을 태우고 있었고, 강력한 화력에 녹아버린 점포 천장이 내려앉았다.

여기저기 물을 뿜는 호스가 날아들었다. 신고자 이모 씨는 화재가 나기 전 불이 발생한 점포의 사장과 바둑을 두고 있었다고 한다. "점포 천장에서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들려 불안한 마음에 올라가 보니 불길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불길은 인접한 점포 3동을 태운 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옆 점포로 옮겨 붙었고 반대쪽 건물에서도 연기가 피어올랐다. 도로폭이 좁아 소방차 한 대가 겨우 골목으로 진입했고 나머지 차량은 평원로에 주차한 채 호스를 연결했다.

설상가상 연결부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 대원 서너명이 호스에 달라붙어 물이 나오는 채 연결하려고 애썼다. 불길을 향해야 할 물줄기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주민들은 놀라 대피했다.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에 나선지 1시간 30분만에 겨우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 꺼져가는 불길로 흰 연기가 피어올랐고, 건물 지붕에선 폭우가 오듯 물이 흘러 내렸다.

이번 화재로 점포 4곳이 전소됐고, 2곳은 부분전소 됐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차량 26대가 동원됐고, 소방대원 포함 154명이 화재진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