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쌀 토토미는 (사)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관한 '2012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지역을 빛낸 쌀'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미질은 전국 3위를 차지했다. 토토미의 우수성이 전국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쾌거는 문막농협 토토미에만 국한된다. 문막농협 조합원들이 생산한 토토미를 출품했기 때문이다.

원주에는 문막농협을 포함해 소초·신림·원주·남원주·판부농협 등 6개 지역농협이 있다. 그런데 원주시가 6개 지역농협에서 판매하는 토토미를 분석한 결과 지역농협별로 미질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지난 2/4분기 분석 결과 100점 만점에 A농협은 93.5점을 기록한 반면 B농협은 76.5점을 받은 것. A농협은 완전립 비율이 95%로 양호한 반면 싸라기는 3.5%, 피해립은 0.1%에 불과했다.

그러나 B농협은 완전립이 89.1%에 그쳤고, 싸리기는 6.1%, 피해립은 2.2%나 됐다. 혼입율 조사에서도 A농협은 추청쌀 비율이 95.8%를 기록한 반면 B농협은 87.5%로 조사됐다. B농협은 추청쌀 외에 대안쌀이 4.2% 혼입되는 등 다른 품종의 쌀이 1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로부터 토토미가 맛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 원인은 B농협에서 판매하는 토토미를 구입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원주시가 지역농협별로 미질을 분석하고도 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B농협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역농협별로 토토미 포장재 색상을 달리하고, 쌀값도 제각각 책정하는 이유도 미질이 우수한 토토미를 판매하는 지역농협을 배려한 결과라고 원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도 볼 수 있지만 토토미 명품화에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원주 소비자들은 토토미를 매우 맛있는 쌀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비자는 상표로 쌀을 선택하기 때문에 미질이 떨어지는 토토미를 구입한 경우 토토미는 맛이 없는 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원주시는 RPC(미곡종합처리장) 통합을 해법으로 보고 있다. 문막농협, 원주농협, 호저농산 등 3곳에서 운영하는 RPC를 통합하면 도정과정을 통일할 수 있어 균일화된 품질의 토토미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농협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성사 가능성을 원주시는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횡성에서 도정해 토토미로 판매하는 지역농협도 있어 현재의 도정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데는 원주시도 수긍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3년 토토미 브랜드를 출시할 당시에는 추청쌀만 토토미 브랜드를 쓰기로 했다. 소비자들에게 고품질 쌀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추청쌀이 아닌 다른 품종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반발하자 원주시는 손을 들었다.

결국 추청쌀은 토토미 '추청'으로, 나머지 품종은 토토미 '일반'으로 차별화 시켰다. 이런 차이를 소비자들은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토토미 브랜드 사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전국적인 쌀 생산량 감소로 토토미 판매에 문제가 없자 관리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면서 "고품질 쌀로 인정받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