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택 경희한약 대표가 한약재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경희한약(대표: 이종택)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 도입한 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이하 GMP) 1호 업체로 선정됐다.

식약청은 지난 6월부터 한약재 GMP를 의무화 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2014년까지는 신청하는 업체에 한해 평가 후 지정하며, 2015년까지 모든 한약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GMP를 의무화 하도록 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20여개 업체가 평가신청을 준비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선정된 업체는 경희한약이 유일하다.
문막반계산업단지에 위치한 경희한약은 학교법인경희학원이 설립한 한약재 제조업체이다. 2005년 설립 당시 엄격한 기준을 도입했다. 경희한약이 설립되기 전 경희의료원에서 양약 등에만 적용하던 GMP 방식을 경희한약에 적용시킨 것이다.

이종택 경희한약대표는 "식약청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해 사업모델로 채택했을 정도"라며 "이후 식약청 관계부서 공무원이 견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말 경희한약은 자율점검 모범업체로 선정될 만큼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경희한약은 절단된 상태의 한약재가 아닌 전형생약 상태로 약재를 들여온다. 검수작업을 거친 뒤 실험실에서 유해물질 여부를 확인한다. 이 단계를 거친 뒤에야 비로소 공정작업에 착수한다.

기존 유황을 이용한 건조방식은 지양하며, 저온저장 후 3개의 건조기를 이용해 약재 특성에 맞춰 건조시킨다. 절단 방식 또한 기존의 슬라이스 방식과는 달리 육면체 형태로 자른다.

이 대표는 "육면체 방식으로 절단하는 이유는 한약재에서 안정적이고 유효하게 약성분이 추출되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포장방식에 있어선 밀봉포장이나 질소포장 대신 약재에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종이포장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에 이력제를 도입했다. 약재를 공급한 생산자부터 모든 공정과정의 명령자와 수행자의 이력이 한약재에 기재된다.

한편 식약청에서 제시한 GMP 기준에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개인이나 소규모 한약재 제조업체는 GMP 기준 설비를 갖출 엄두를 못내는 것. 한약재 제조업체는 전국적으로 180여곳이 있지만 연매출 50억원이 넘는 업체는 3곳에 불과하다. 이 대표에 따르면 경희한약의 실험실 구축비용으로 10억원이 넘게 투입됐다.

품질관리를 위수탁하는 방식이 있지만 이 또한 문제다. 특정 약재의 연간 판매액이 품질관리를 위한 위수탁 비용에 못미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 이 대표는 "약재 품질관리 위수탁비용이 평균 60만~70만원이며, 2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며 "그 약재의 연간 판매익이 200만원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