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래(51) 씨

"직장일과 학업 병행하는 것 벅찰 때도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얻는 성취감은 나를 계속 학교로 이끌게 만든다"

 

고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시간을 내 대학에 다니면서 15년간 학위 7개를 취득한 이가 원주에 거주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무실동에 살고 있는 김봉래(51) 씨. KT&G 원주연초제조창에 근무중이던 그는 지난 1997년 상지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정보통계학과, 경제학과, 청소년교육과, 행정학과를 비롯해 연세대 정경대학원 경영학 전공, 교육과학기술부 학점은행제 사회복지 전공 졸업 등 6개 전공 분야에서 7개 학위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품질경영산업기사, 평생교육사, 청소년지도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5개 국가자격증과 정책분석사, 걷기지도사, 다문화가정상담사, 아동심리상담사 등 4개의 민간자격증을 취득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이렇게 많은 학위와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김 씨가 학업에 열중하게 된 계기는 직장 내에서 지성과 기술을 두루 겸비한 인재로 거듭나기 위함이었다. 고교까지 학업을 마치고 KT&G에 입사한 그는 누구보다 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며 맡은 자리에서 충실히 일한 결과 1995년 당시 34세의 나이로 사내 최연소 품질명장에 선발됐다. 이에 김 씨는 사내에서 주어지는 큰 상에 남다른 책임감을 갖게 됐고, 학창시절 못다 채운 학업에 대한 아쉬움을 대학 진학을 통해 풀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97년부터 원주연초제조창을 다니면서 상지대에 입학, 회사 업무가 끝난 저녁에 학교를 다녔다. 30대 중반에 시작해 야간과 주말을 쪼개가며 쉴 틈 없이 공부가 이어졌다.  15년이 지난 지금 50대를 넘어선 그에겐 학위 7개가 훈장처럼 쌓였다.

노력의 결과물은 김 씨에게 큰 자부심과 성취감을 안겨 주었다. 상지대 경역학과에서는 경상계열 전체 수석, 연세대 정경대학원에서는 경영학 최우수 성적을 거두는 등 나이를 잊은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둬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다. 방송통신대에서만 4개 전공을 섭렵한 그는 우수한 학교 생활을 통해 방송통신대 26대 원주지역학생회장,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29대 강원총학생회장과 강원멘토협의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직장 내에서는 한층 더 발전된 자신을 만나볼 수 있었다. 1998년에는 대통령상으로 주어지는 대한민국 품질명장을 받게 됐고, 2000년에는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신지식인상을 사내 1호로 수상했으며, 이를 계기로 품질과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원주시 우수신지식인 표창, 사내 우수사원 공로상, 경영평가 우수사원 우수상 등 자신의 노력으로 빚어낸 값진 결과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김 씨의 공부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사회복지에 관심이 큰 김 씨는 현재 방송통신대 교육과학대학 유아교육과에 재학 중으로 아동에 대한 교육과 복지를 중점적으로 배우고 있다. 학업에 열중하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봉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한 힘이 닿는 데 까지 공부할 생각으로, 현재 방송통신대 20여개 학과를 가능하다면 다 거쳐 가는 것이 목표이다.

"직장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벅찰 때도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얻는 성취감은 나를 계속 학교로 이끌게 만든다"고 말하는 김 씨는 "기력이 없어 포기하게 되는 그날까지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다"면서 "무엇보다 이러한 생활을 이해해준 가족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원주연초제조창이 지난해 문을 닫은 이후 현재 KT&G 영주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족은 부인 차명래(51) 씨와 대학생인 아들 동민(23) 씨, 딸 희현(21) 씨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박동식 기자 pparong21@wonjutoday.co.kr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