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경찰서(서장: 윤원욱)는 지난 2월부터 포스트잇 직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민원인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만이나 경찰서에 대한 개선사항, 생활민원을 포스트잇에 작성해 게시판에 붙이면 담당자가 사진을 찍어 경찰서장 페이스북에 올린다. 경찰서장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민원이나 생활불편을 매일 확인하고 시정할 것이 있으면 개선을 지시하게 된다.

▲ 원주경찰서 입구에 있는 포스트잇 게시판.

경찰서장 뿐만아니라 모든 경찰직원과 민원인들도 포스트잇 게시판을 공유하므로 관리부서는 포스트잇이 붙으면 해당하는 부서로 즉시 통보해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원주경찰서 장병준 경사는 "민원인들이 불만이 있어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제도를 도입했다"며 "시행 6개월이 지난 지금 경찰과 시민을 이어주는 유용한 소통 창구로 이용된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포스트잇 게시판에 '왜 경찰서 직원들은 주차장 5부제를 지키지 않나요?', '시간개념 좀…기다리기가 힘들어요'라는 포스트잇이 붙으면 민원인을 위한 서비스를 개선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KBS 사거리 신호체계를 개선해 주세요',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처럼 판매하고 있어요'라는 내용이 붙으면 해당 부서에서 민원을 처리한 뒤 결과를 포스트잇에 써 놓는다.

처음에는 경찰서 내부에서 왜 이런 제도를 시행해 불편하게 만드냐는 볼멘 소리도 있었지만 이제는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성찰하고 민원서비스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는다고 한다.

포스트잇 내용에는 이외에도 '경찰관 아저씨 잘생겨 주세요', '어항에 물고기들이 너무 홀~쭉해요' 등과 같은 다소 엉뚱한 내용도 올라온다. 장 경사는 "대부분의 관청들이 홍보 관련 공문서로 게시판을 도배해 운영하지만 포스트잇 게시판을 설치하고부터는 민원인들이 웃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본다"며 "경찰 이미지 쇄신에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경찰서는 민원인들이 공개하기 꺼려하는 민감한 내용을 경찰서장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도록 소통편지함을 별도로 만들어 놓았다. 성범죄와 같이 민감한 내용들을 바로 경찰서장에게 전달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항상 자물쇠로 잠가놓아 서장과 관리직원만 열람할 수 있다.

최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