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단속인원 적어…신고하면 즉시 단속"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3월 말 '강원도 학원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이하 조례)'를 공포했다. 이 조례는 학교교과교습학원과 교습소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밤10시, 중학생은 밤11시, 고등학생은 자정까지로 교습시간을 제한했다. 학생 건강보호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원주의 일부 학원에서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학원에 다니는 김모(중3) 양은 "우리 학원은 자정까지 수업한다"면서 "밤11시까지만 해야 하는건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했던 이모 씨는 "학원장의 요구로 조례는 무시됐다"면서 "자정까지 수업하면 학생들은 다음날 학교수업에 지장이 있고, 강사들도 생활패턴이 망가지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례에 의하면 급식시설을 운영할 경우 집단급식소로 신고하고, 영양사를 1명 이상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B학원 조리사로 일했던 김모 씨는 "조리사 자격증은 있지만 영양사 자격증은 없다"면서 "내가 그만두고 새로 온 조리사는 자격증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이 학원에 다니는 안모 양은 "유통기한을 넘긴 음료수가 제공된 게 여러번"이라며 "음식에서 머리카락과 파리가 나온 적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조례에서는 교습 등을 이유로 학습자에게 체벌을 가히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C학원 강사 황 모 씨는 "원장님이 회초리를 마련하고는 학생들이 말을 안듣거나 공부를 안하면 때리라고 했다"면서 "전에 근무하던 학원에서는 체벌을 금지했는데, 모든 학원이 조례를 준수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주학원연합회 김만영 회장은 "회원사 학원과 교습소가 400곳이 넘어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위반사실이 확인돼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으며, 조례 준수를 권고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조례 위반에 대한 단속은 해당 지역 교육청에 일임하는데, 인원은 부족하고 학원은 많아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점검이나 정기점검은 사전에 통보하고 실시하지만 민원이나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단속을 나가고 있어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