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원주대 장영순 교수 주도

올해 초부터 강릉원주대 음악과 장영순 교수는 매주 수요일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 다문화가족을 초청해 노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고향의 봄, 고향땅 같은 서정적인 한국 노래를 배우며 다문화 구성원끼리 친목모임을 갖고 한국을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고 있다. 낮선 한국에 와서 의사소통, 문화적 차이, 차별적인 시선 등을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가고 있어도 다문화 구성원끼리 친목모임을 가지면서 정을 쌓는 시간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노래교실은 소중한 시간이다.

▲ 다문화가족 합창단 '하모니'.

한 참가자는 "생김새나 말투로 인해 잘 어울리지 못하고 외롭게 생활하는 결혼이민자들이 주변에 많다"며 "노래를 배우며 친해지고 의지할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귀에 친숙하고 알기 쉬운 서정적 노래를 배우면서 긍정적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보게 됐고,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합창단을 구성, 공연도 하고 있다. 합창단 이름을 '하모니'로 정했는데 서로 어울리고 공존하는 마음이 합창단 구성원이나 원주시민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염원에서다.

하모니는 지난 5월 강릉원주대 주최로 열린 다문화연구소 학술세미나에서 한국 동요를 멋지게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장 교수는 "대부분의 결혼이민자들은 사회적 편견이나 이민자라는 인식 때문에 소극적이 되는 경향이 많다"며 "합창단 활동을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지역 사회에서 중심역할을 해 나가려고 한발 한발씩 내딛고 있다"고 말했다. 하모니는 올해 연말 독거노인 가정이나 사회복지시설에 찾아가 멋진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하모니 시작은 노래교실을 이끈 장 교수 결심에서 비롯됐다. 원주에서 나고 자라, 수십 년째 원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지역사회를 위해서 뭔가 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연구소 활동을 듣고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기로 한 것.

전공은 피아노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애정과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도하니 이들에게 이보다 더한 스승은 없을 것이다. 장 교수는 지역사회가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에게 무조건 따라오라고 손짓하기보다 그들을 먼저 이해할 수 있는 배려심을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학에는 하모니 합창단원들이 모국에서 유명한 동요 악보를 구해와 같이 배우기로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장 교수는 "지역사회가 다문화 가족 구성원에게 무조건 퍼주는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맞는 배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합창단 참가문의: 760-8820(다문화연구소)

최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