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물류 "합의 어기고 무리한 요구"
재래시장 "자금 주기로 해놓고 발뺌"
공방전 속 롯데마트 이면합의 드러나

롯데마트가 올해 초 건넨 지역발전기금을 두고 대표적인 중소상공인단체가 서로를 고소하며 충돌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 원주시재래시장협의회는 작년 11월 23일 사업조정을 통한 상생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주된 내용은 롯데마트 오픈에 따른 중소상공인 폐업자, 전업자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롯데마트가 이를 위해 설립지원금을 지원한다는 것.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30일 원주점을 오픈했고 올해 1월 9일 합의에 따라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에 사회적기업 설립지원금 7억5천만원을 지급했다. 이중 5천만원은 롯데마트내 지역특화존 설치에 사용하기로 했고, 나머지 7억원은 사회적기업 설립 자금이었다.

▲ 이준섭 전 이사장

그런데 설립지원금을 두고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과 원주시재래시장협의회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다.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은 지난 15일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며 "사회적기업을 공동 설립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원복 재래시장협의회장이 현금 3억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해 합의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원복 회장 1인의 이익이 아니라 재래시장 전체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돈이라며 이 회장이 독단적인 태도를 취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K플라자 사업조정 문제도 그 결과물이 재래시장 전체가 공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 소속단체인 자유시장번영회만 사업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은 이 회장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원복 원주시재래시장협의회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이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거짓이며 실제로는 자신과 8개 재래시장이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 이원복 회장

이 회장은 "롯데마트 입점과 관련해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이 재래시장과 연합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자고 먼저 제안을 해왔고 재래시장이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처음엔 하나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50%씩 양분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이 운영에 불리할 것으로 생각했는지 설립지원금을 나누고 각자 사회적기업을 만들자고 합의서를 내밀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밝힌 문서에는 7억원을 양분해 각자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합의돼 있다. 이 회장은 "롯데마트로부터 자금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지만 약속한 금액 3억5천만원을 받지 못했고 향후 독촉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아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을 고소했다"며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이 홈플러스와 5억원에 합의했다 하는데 롯데마트보다 더 큰 사업체로부터 5억원만 받았을리 없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이유로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 이준섭 전 이사장을 지난 5월 고소했다.

한편 양 단체가 서로 고소 전을 벌이는 사이 지역 중소상공인들이 주장했던 롯데마트와의 '이면합의'가 사실로 드러났음이 밝혀졌다. 롯데마트와 사업조정을 완료하고 합의서를 공개하면서 두 단체는 이면합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혀왔지만 이번 갈등으로 자연스럽게 이면합의서의 존재가 드러났다. 이 회장은 "그 동안 롯데마트 지원금 액수를 밝히지 못했던 건 이면합의서 맨 끝 항목에 액수를 공개할시 이에 대한 사법책임을 묻겠다는 조항이 있어 그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최다니엘 기자  nice4sh@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