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올해 초 85개 기관에 농촌일손돕기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고령화, 이농현상 등으로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농촌을 기관 종사자들이 앞장서 돕자는 취지였다. 정부기관, 강원도 예하기관, 공기업 등 유관기관 41곳 및 관내 농촌마을과 1사1촌 협약을 맺은 44개 기관에 모두 보냈다. 기관마다 전화를 걸어 공문 접수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농촌일손돕기에 참가하겠다는 회신을 보낸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농업도 기계화가 상당부분 진척돼 과거처럼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그러나 모판 나르기, 고추 지목 설치, 폐비닐·농약빈병 수거, 밭작물 파종 및 수확 등 여전히 일손을 필요로 한다. 특히 고령 세대나 부녀자 세대 등은 간절한 형편이다. 인건비를 주고 사람을 쓸 형편이 안될 뿐더러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농자재 값도 올라 이중, 삼중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요즘과 수확철에 농촌에서는 가장 일손을 필요로 한다"면서 "농가에서 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에 일손을 요청하면 원주시 공무원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농촌일손돕기에 참여한 2천669명 중 90% 이상이 원주시 공무원이었다고 한다.

원주시는 부서별로 읍면동과 결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일손돕기 요청이 접수되면 결연을 맺은 부서에 통보하고 있다. 과거에는 군부대 장병들이 큰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만 군부대 대민지원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1사1촌 협약을 맺은 기관들도 협약 당시에는 마을주민들과의 '상생'을 강조하지만 곧 시들해 지면서 이번과 같이 '외면'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지적했다. 한편 원주시는 농촌일손돕기도움센터를 설치해 연중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문의: 737-4122(농촌일손돕기도움센터)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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