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바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다. 일상에서 늘 만날 수 없다는 이유가 작용하다보니 답답한 일이 있거나 여행을 계획할 때면 바다가 있는 곳이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어린시절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은 상상을 했던 기억이 있다.

강원도 서쪽 남단에 자리한 원주시에서는 서해안 쪽 보다는 강릉, 삼척, 속초와 같은 동해안이 친밀하게 느껴진다. 그 중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삼척시의 작은 어촌 장호항의 바다 풍경은 인상적이다.

활처럼 휘어진 해안선에서 떠오르는 해오름이 장관이기도 한 이곳은 하얀 모래사장으로 펼쳐진 해안선이 유난히 아름답고, 기암괴석과 함께 유리알 처럼 맑은 바닷물 때문에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기도 한다.

이 동화같은 마을에서는 어부들과 같이 어선을 타고 정치망을 당기며 물고기를 잡는 어촌 체험을 할 수 있다. 집어등을 단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나가 온통 새까만 밤 바다에서 줄줄이 끌려나오는 오징어 잡이도 직접 해 볼 수 있고, 날씨가 풀리는 4월부터 10월까지는 고동을 잡는 체험이나 바다 속 양식장 체험, 갯배를 통째로 빌려 낚시를 할 수도 있다.

굳이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확 트이는 시원함이 겨울 동안 묵어있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듯 하다.

대표적인 어촌체험

어업생활체험: 가족단위 체험으로 어업인과 같이 아침에 어망(그물)을 투망하고, 오후5시 경에 그물 걷음(양망)을 하면서 어촌의 선상에서 바다 속 생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잡은 고기는 요리를 해서 먹으면 된다.
　
통발체험: 자신만의 통발을 만들어 바다에 던지고, 다음날 아침 건져서 소라, 해삼, 고둥, 놀래미 등을 잡는 어업체험. 간단하면서도 아이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고기잡기 체험이다.

투명카누생태체험: 장호마을의 대표체험 아이템으로 전체가 투명한 유리카누를 타고 맑은 바다 속을 들여다 보거나 해안 절경을 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에 맘껏 취할 수 있다. 체험비는 2인용 1대당 30분에 2만원.
　
고동잡이체험: 깨끗한 바닷물 속의 돌을 들춰가며 고동을 잡을 수 있는 체험. 성인들은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는 자연학습의 장이다. 잡은 고동은 삶아서 초장을 찍어 먹을 수 있다. 그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안다.

인근볼거리

새천년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 코스가 마련돼 있고, 환선굴, 해신당공원, 어촌민속전시관, 죽서루, 덕풍계곡, 천은사, 도계유리마을을 둘러봐도 좋다. 또 모노레일을 타고 떠나는 신비한 동굴여행을 즐겨도 좋고, 삼척시내에서 10분거리에 위치한 근덕면 맹방리 일원에서는 4월 초·중순을 기해 유채꽃이 활짝 핀다. 인근 임원항에서 저렴하게 회를 맛볼 수 있다.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