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지난 2008년 4월 7일 제4회 원주시민 건강의 날을 맞아 원주시청사 전체를 금연빌딩으로 선포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WHO 건강도시로서, 건강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공식적인 금연정책을 선언한 것이었다. 공무원들이 앞장서 금연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한편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없애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시청사 내에서 치외법권 지역이 있다. 원주시의원들이 머물고 있는 의회동이다. 원주시 본청과 의회동 건물이 분리돼 있긴 하지만 의회동도 시청 내에 있기 때문에 금연빌딩에 포함된다는 게 원주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흡연하는 시의원들은 본인 사무실에 재떨이를 놓고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지방의원 신분은 특수경력직인 지방정무직 공무원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원주시의 금연정책을 역행하는 처사라고 볼 수 있다.

시의원들의 공공연한 흡연으로 인해 회기 중 의회에 출석한 원주시 공무원들도 정회를 하면 재떨이가 있는 시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담배를 피우는 게 일상화된 풍경이다.

한 시민은 "민원을 상담하러 시의회를 방문했다가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63빌딩에서도 담배를 피우려면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3층 건물에서 밖으로 나가는게 귀찮아 사무실에서 피운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시민은 "요즘 공공기관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곳은 원주시의회 밖에 없을 것"이라며 "모범을 보여야 할 시의원들이 오히려 시대에 뒤쳐진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체 22명의 시의원 중 흡연자는 8명 정도이다. 사무실 1개 당 시의원 2명씩 사용하고 있는데, 흡연자 중 6명이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어 애초부터 흡연을 고려해 사무실을 배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금연정책을 추진 중인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흡연하지 않도록 시의회에 요청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