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시설에 전달할 감자탕을 만들고 있는 감자탕 5남매.

"시작할 때는 내가 계기가 됐다지만 지금은 모든 형제들이 보람과 기쁨으로 책임감 있게 봉사하고 있다" 단계동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윤일호(43) 씨의 말이다.

지난 1998년 자신의 이름을 붙여 문을 연 식당이 어느새 원주에 7곳이 더 늘었는데 모두 윤 씨의 형제들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윤 씨와 형제들이 6년 째 봉사활동을 해온 사실이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5남매가 운영하는 8곳의 식당에서는 매월 1~2회 70인분의 감자탕을 준비한다. 각자 맡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윤 씨는 지난 2006년 태장1동에 위치한 장애인공동체시설 작은집에 봉사활동을 가게 되면서 감자탕 봉사를 시작했다.

1급 장애를 가진 시설장과 구성원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 어렵게 시설을 꾸려가는 모습을 보고 봉사를 마음먹게 됐다. 그 후 가족 모임에서 윤 씨의 얘기를 듣고 다른 형제들도 동참한 것이다. 현재 작은집 외에도 굿네이버스 강원지부 아동일시보호시설, 장애인시설 애네아의 집, 심향영육아원, 원주카리타스 소규모요양시설 등에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윤 씨는 "별것도 아닌 감자탕 한 그릇을 기다리고, 또 너무나 맛있게 드는 것이 고맙다"며 "식당을 비우기가 어려워 감자탕만 배달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른 가게를 운영하는 주위사람들이 동행하기도 하고, 동참의 뜻을 보이기도 한다는 게 형제들의 설명이다.

태장점을 운영하는 윤 씨의 셋째누나 윤용덕 씨는 심향영육아원과 자신보육원을 후원하고 있다. 윤용덕 씨는 "평소 봉사활동 경험이 많은 동생을 통해 시작하게 된 일이지만 봉사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늘 하는 음식으로 전달하는 정도인데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면 고맙다"고 말했다. 또한 "나 또한 동생의 도움 덕분에 이런 인연을 맺고 있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마음은 있어도 방법을 잘 몰라 실천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봉사에는 지역사회에 대한 환원의 뜻도 담겨있다. 원주가 고향이 아니지만 모든 형제들이 잘 정착해 가게를 꾸려가는 데에는 지역주민들의 도움이 크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윤 씨와 형제들은 열심히 일하는 봉사자들이 많은데 별일도 아닌 것을 알리는 일이 부끄럽다고 입을 모았다. 윤 씨는 "각자 가진 재능, 또는 봉사를 하고자하는 마음으로 동참했으면 한다"며 "자발적인 봉사자들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 씨는 상지영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야간반 졸업생 및 재학생으로 구성된 소망주기봉사회 부회장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에 꾸준히 앞장서 왔다. 가족들과의 봉사는 원주시자원봉사센터 가족봉사자에 '감자탕 봉사단'으로 등록돼 있다.　

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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