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재단 인사들과 상지영서대학 동문들이 교내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상지대 구성원 및 범대위 관게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상지대 비대위 교문 봉쇄 저지

　상지영서대학이 김문기 상지대 전 재단이사장을 사실상 상지학원 설립자로 인정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있다.
　상지영서대학은 지난 12일 상지영서대학 총동창회관 사무실에서 '학교법인 상지학원 김문기 설립자 겸 종전 이사장 특별장학금 기탁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상지영서대학은 이 자리에서 김문기 설립자 겸 종전 이사장이 대학에 특별장학금 1억원을 기탁하고 3천342㎡ 규모의 기숙사 건립부지를 기증하기로 확약했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천진공업대학과 교류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상지영서대학 총학생회 및 일부 교수가 구재단 복귀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 일은 있었지만 대학 차원에서 김문기 전 이사장을 설립자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무엇보다 2004년 대법원 판결로 종지부를 찍은 상지학원 설립자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지영서대학 최석식 총장은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 김 전 이사장을 설립자로 명기한 것과 관련 "대학을 위해 좋은 일을 하시는 분에 대한 예우차원"이라며 "교과부 문건을 보고 내린 결정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실상 김 전 이사장을 학교법인 상지학원의 설립자로 인정한 것이어서 논란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지영서대학의 이같은 입장은 최근 김 전 이사장에 대한 비리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학비리 척결 및 사분위 폐지 여론과 맞물려 전국적인 여론이 곱지않은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상지대 비대위가 "끊임없이 상지대 복귀를 시도해 온 김 전 이사장과 구재단 인사들에게 상지영서대학이 교두보를 마련해줬다"며 반발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 2004년 대법원은 상지학원 설립자를 원홍묵 씨 외 8인으로 판결한 바 있다. 김 전 이사장은 지난 81년 9월부터 교육부(현 교과부)가 제정한 학교법인 정관준칙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설립자를 자신으로 변경했으나 교육부는 지난 2000년 상지학원 설립 당초 임원을 원홍묵씨 외 8인으로 바로잡은 정관의 변경을 승인했다. 당시 김 전 이사장은 교육부의 정관 변경 승인에 대해 본인이 설립자라고 주장하며 교육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과 고등법원에 소를 제기했으나 패소했으며 2004년 11월 28일 대법원도 원고 청구를 기각하고 지난 2000년 교육부의 상지학원 정관 변경 인가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11시 상지영서대학 총장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장학금 기탁식은 교문을 봉쇄하고 구재단 인사들의 학교출입을 막은 상지대 비대위와 범대위의 저지로 무산됐다. 최석식 총장 등 상지영서대학 관계자들은 "손님에 대한 결례"라며 교문봉쇄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자 교내 행사를 포기하고 상지대 총동창회관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장학금 기탁식을 강행했다.

　정대화 상지대 비대위원장은 "비리 3관왕 김문기 씨의 돈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대법원 판결로 이미 설립자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김 씨를 설립자라고 받들어 장학금을 받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최 총장은 교문을 봉쇄하고 출입을 저지한 비대위의 행동이 찾아 온 손님에 대한 결례라고 했는데 최 총장의 행위야 말로 상지학원 구성원에 대한 모욕이자 크나 큰 결례"라고 지적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