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을 지은 노당 추적 선생의 영정을 봉안하던 사당인 경현사가 곧 무너질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경현사는 그동안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기둥이 기울고 서까래가 썩어 문화계 안팎에서 보존에 대한 문제제기를 수없이 해 왔다. 하지만 문중에서도 문화계에서도 이를 외면했고 결국 경현사 왼쪽 천장은 무너져 내린 상태며 추적 선생의 초상화는 먼지만 뿌옇게 쌓여 있다.


지금의 상태대로라면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경현사 앞에 있는 건물로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던 강당인 첨학재는 이달 초 장맛비에 붕괴됐다. 첨학재는 신축 당시 강원감영 건물내의 내삼문(內三門)과 중삼문(重三門)을 헐어다가 지은 것이다.


추적 선생의 26대 손인 추형호씨(66)는 “들에서 일하다가 쾅 하는 소리가 들려 와보니 첨학재가 무너져 있었다”면서 “경현사도 이번 장마가 지나고 나면 붕괴될 것 같다”고 했다.


1965년 건립된 경현사는 매년 음력 10월 10일 문중들이 모두 모여 제례를 지내오다 4년 전부터 건물이 노후돼 문중 종손이 있는 서울에서 제례를 지내고 있다는 게 추형호씨의 설명이다.


경현사는 추적 선생이 대구 달성에서 72세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뜬데다 조선 순조 25년(1825) 10월에 팔도유림과 20대 손인 추세문이 창건한 인흥서원이 있어 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했다. 또한 인흥서원에는 명심보감 목판 200매가 보관돼 있기도 하다.


노당 추적 선생은 원종2년(1261년) 문과에 올라 민부상서 예문관 제학을 지냈으며, 충선왕때 문하시중 평장사에 제수되고, 밀성백에 봉해졌다. 후에 문헌공의 시호가 내려졌다.


명심보감은 고종33년(1246)~충숙왕4년(1317)에 지었으며 인흥서원에 소장돼 있는 200매의 목판중에서 31매의 판목이 유일본으로 1985년 10월 15일 지방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