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에 얽힌 문화유적

도기편(陶器片:그릇조각)들은 매우 높은 온도로 구어진 보통 그릇 조각이며 격자문(格子文)이 시문되거나 기벽(器璧)의 안쪽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그릇들은 대략 고려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들이다. 기와에 있어서도 특별한 것들은 없으나 명문(銘文)을 나타낸 것 가운데 북(北)이란 글자로 판독되는 것이 있다. 이 하나의 글자로서는 이 명문이 어떤 성격인지 불분명하나 원주의 신라때 이름이 북원경(北原京)이었던 점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축성의 형식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산성 축조방식에 있어서 가장 전형적인 산성의 완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위치의 선정, 용도(用途)의 활용, 여장(女墻)의 완전한 잔존, 성문과 치성(致城)의 구조등에서 고려시대 산성의 특징을 가장 잘 알 수 있으며 이런 점에서 국가사적지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었기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되었음이 분명하며 이런 점에서 국민들에 대한 역사교육의 산 현장으로서의 가치가 가장 높은 산성의 하나라는 것을 학계가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원충갑, 김제갑, 원호의 역할

원주 평원동에는 조선조 숙종때 세워진 충렬사(忠烈祠)가 있었다. 불행히도 대원군때 훼철되어 없어지고 단지 김제갑의 비만이 원주역 광장앞 도로에 외로이 서 있다. 이 충렬사에는 고려시대 원충갑 장군 조선시대의 김제갑 목사 원호장군 세분을 배향하였다.

우선 원충갑 장군에 대하여 알아보자.

원충갑은 원주사람으로 키가 작고 용감하여 눈에 전광(電光:반짝 반짝 빛나는 광채)이 있고 능히 어려움에 당하여 몸을 잊었다. 원충갑은 당시 권력에서 소외된 한미한 가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또 그 자신도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과거의 예비시험 합격자인 항공진사(鄕貢進士)로서 임시적 성격을 지닌 부대인 지방의 원주별초(原州別抄) 즉 선봉대격에 속해 있었음에도 충렬왕때의 합단적(合丹賊:중국군)이 고려에 침범하자 앞장서서 전투에 임했다.

합단적이 원주의 영원산성을 함락하고자 기승을 부리며 함경도 철령(鐵嶺)을 넘어 원주에 올때까지 정규군은 제대로 대항하지도 못하고 패퇴하고 도망갔음으로 고려 조정은 강화도로 피신 즉 몽진하고 말았다.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은 고려의 국운이었던 것이다.

특히 합단적은 한겨울 초원과 삼림지역 출신지역 병력을 두루 갖춘 군으로서 몽골의 산악마(山岳馬)는 초원의 말과는 달리 만년설이 덮인 산악지대를 올라가기도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또한 겨울철이라 시내에는 사람이라고는 없고 곡식까지 모두 영원산성으로 집결시켰기 때문에 그들은 먹을 양식도 없고 말을 먹일 먹이조차 구할 길이 없기 때문에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고 잔인하기가 작이 없어 군사승전보고를 위해 귀를 자르거나 사람의 껍질을 벗겨 전황을 보고했으니 잔인하기 짝이 없었다. 이때 굶어 죽으나 싸우다 죽으나 죽기는 매일반이라고 생각하고 극렬하게 영원산성을 에워싸고 진격해 오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일개 향공진사의 몸으로 방위군과 시민을 독려하여 전투에 앞장선 사람이 원충갑이다.

▶684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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