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에 얽힌 문화유적


원천석 선생 각림사에 대해 읊은 시 ‘진리의 법문’



이제 제자들과 시주들은 정성껏 약간의 보배로운 음식을 갖추고 나서 낮에는 일승연경(一乘連經:일승경과 법화경을 말함)을 외우고 밤에는 삼단(三壇:남에게 세 가지 보시를 말함이니 재시(財施:재물을 주는 것), 법시(法施:교법을 말해주어 깨닫게 하는 것), 무외시(無畏施: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게 하는 것)의 성한 모임을 베풀어 끝이 없는 공덕을 아래와 같이 빌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미륵보살은 7층의 보각(寶閣)을 나타냄으로써 성불(成佛)하는 것이 의심이 없었고 제석(帝釋:수미산 꼭대기 도리천의 임금)은 천엽연궁(天葉蓮宮)을 세움으로써 하늘에 태어나는 분수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 금산(金山)의 승경(勝境)에 진제(眞臍)의 도량을 일으키고 만년 동안 향화(香火)를 올릴 인연을 맺어 사계(四界:地水火風)의 비가 오고 별이 나는 주인이 되려 하는 것이겠습니까?


큰 시주는 극락세계에 마음을 두고 작은 비구는 손만 쓰면 성취시킬 수 있을 것이니 다만 이것을 받아들이시어 이 남다른 공덕을 취하시옵소서. 받들어 생각하옵건대 주상전하(主上殿下)께서는 성수(聖壽)를 만년이나 누리시옵고 왕비전하(王妃殿下)께서도 성수가 같으시옵소서. 세자저하(世子邸下)께서는 수명(壽命)이 천년을 누리시옵소서. 또한 이 아무등은 희망하고 사모하는 일이 뜻대로 되고 구하는 것이 마음대로 되며 재앙은 사라지고 장해는 없어져서 복이 넉넉하고 지혜가 완만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렇게 된 연후에 원컨대 이 법계의 중생들은 부처님의 큰 자비에 다 함께 목욕하여 다 같이 괴로운 인류에서 소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러러 금용(金蓉:불타 보살의 황금빛 나는 얼굴)을 대하여 삼가 소문(疏文)을 드리나이다.”


간결하고 완곡한 이 소문은 그야말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염원하는 발원의 구구절절한 표현이다. 운곡 원천석 선생이 시사(時史)에 밝힌 각림사를 운한 시를 옮겨본다.


‘영롱한 상서 기운 온 누리에 가득하고 염불소리 멀리 멀리 흰 구름가에 들리네 산신령도 이미 우리님께 헌수(獻壽)했으니 덕화의 하루가 한해처럼 길어지리

선문절명상(禪門絶名相:선문에선 이름과 모양을 다 끊었으니)

곤역본유심( 本幽心:그 문턱이 본래 그윽하고 깊어라)

조맥전태령(租 傳台嶺:조사의 맥은 태령으로 부터 전했고)

종풍격소림(宗風隔小林:종단의 바람은 소림에서 이어 받았네)

응취무공적(應吹無孔笛:응당 구멍없는 피리를 불기도 하고)

한농몰현금(閑弄沒絃琴:줄 없는 거문고를 타기도 하리)

차별하수한(此別何須恨:이 이별 무엇 섭섭하게 생각하랴)

부동진토심(不同塵土心:우리들의 마음은 진토와 같지 않네.)’

심오한 경지의 시이며 불법을 정통한 진리의 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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