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7일 밤8시부터 시청 지하 대회의실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됐다.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원주 표심은 작년 치러진 6.2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선거와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정당별 득표율이 0.2%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것. 작년 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53.2%,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가 44.1%를 득표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53.3%,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44.3%를 득표했다. 읍면동별로도 일부 지역은 5% 정도 차이가 났지만 대부분은 2%를 넘지 않았다.

농촌지역에서 한나라당 득표율이 높고, 동지역에서는 민주당 득표율이 높았던 것도 작년과 같았다. 특히 아파트 밀집지역인 단구동, 무실동, 반곡관설동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도 작년 지방선거 판박이였다.

이번 선거에서 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던 읍면동은 반곡관설동이 61.6%로 가장 높았고 무실동 59.9%, 단구동 57.9% 순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평균 연령이 낮다는 점에서 '젊은 표심'이 최 후보 혹은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작년 지방선거에서 거세게 불었던 '야풍'이 달라질만한 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원주 표심은 여당 일색이었던 도지사, 시장, 도의원을 일제히 야당으로 교체했다. 시의원도 여야를 11:11로 만들었다. 야풍은 작년 7.28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박우순 국회의원을 선택함으로써 여전함을 과시한 바 있다.

이런 원주 분위기가 최 후보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 최 후보가 획득한 전체 득표율은 51.08%로 원주보다 2.2% 낮았다. 또한 엄 후보와의 득표수 차이 2만5천971표 중 35%인 8천962표를 원주에서 얻었다.

게다가 최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유권자가 가장 많은 원주 보다 보수성향이 강한 영동지역 표심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주에 대한 자신감이 선거운동에도 도움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광재 전 도지사의 동정론도 큰 힘이 됐다.

이 전 지사의 아내 이정숙 여사는 적극적인 선거유세로 최 당선자에게 큰 보탬이 됐다. 원주 선거사무소 발대식 때도 이광재 전 지사 가족이 참석해 힘을 실어 줬다.

반면에 엄 후보는 원주에 선거운동 본부를 설치하는 등 무게중심을 원주에 두고 지난해 도지사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선거 막판에 터진 강릉 콜센터 불법선거운동도 원주 유권자들이 표심을  굳히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주의 투표율은 41.1%로, 작년 7.28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 28.7%와 비교하면 매우 높았다. 그러나 도내 전체 투표율(47.5%)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았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