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림사

조선왕조실록 태종 17년(1417)2월 27일 거가(車駕)가 원주 각림사로 형행하니 겸하여 춘수(春蒐)를 강하기 위함이었다.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어렸을 때 글을 각림사에서 읽었는데 자라서도 매양 꿈을 꾸면 어렸을 때에 놀던 곳과 같다. 그러므로 내가 급전(給田)하고 중신(重新)하게 한 것이다.
내가 강무를 핑계하여 태조(太祖)와 모후(母后) 두분의 기일(忌日)때에 가서 보고자 했지만, 태조의 기일은 5월에 있고 모후의 기일은 9월에 있음으로 5월은 바로 농사철이며 9월은 벼가 무성할 때이다. 만약 연고없이 간다면 대간이 반드시 막을 것이다. 또 불법은 비록 믿기 어렵다 하더라도 중국에서 들어온 지 오래되었으니 비록 부처를 위하여 한차례 간다 하더라도 또한 좋을 것이라” 했다. 대언(大言)등이 “강무로 인해 한번 형행하는데 누가 그것을 막겠습니까?”하니 임금이 내가 꼭 가서 봐야 되겠다” 하였다.


이로 미루어 보아 대간들이 태종의 행차를 극구 말리고 반대했음이 역력하나 태종은 기어코 옛 스승과 추억을 버릴 수 없어 각림사를 방문하고 경제적으로나 지위적 향상을 위하여 무던히도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태종 17년(1417) 3월 5일 거가(車駕)가 각림사에 이르러 절의 스님에게 전지하기를 “내가 장차 지의(地衣)를 주겠고 또 오는 9월에는 불사(佛事)를 하겠다”고 하였다.
태종17년(1417) 4월 2일 명하여 화원(畵員) 이원해(李原海)등 15인을 각림사로 보내니 절의 낙성을 알렸기 때문이었다. 또 여러 채색을 내려 주었다.


태종 17년(1417) 7월 15일 원주 각림사의 스님이 사곡(私曲) 200석(石)을 근처 제천 창고의 쌀 100석(石)과 바꾸도록 청하니 허락하고 승정원에 전지(傳旨)하기를 “각림사는 내가 젊었을 때 놀던 땅이다.
지금도 꿈속에서 가끔 간다. 그러므로 중수(重修)하고자 하는 것이지 부처를 좋아해서 가는 것은 아니다.

스님들 본래 성질에 지리(支離)하고 탐하는 마음이 있으니 간사(幹事) 승(僧)으로 하여금 나를 빙자하여 범람한 일을 하지 못하게 하라” 하고 그 뒤에 또 전지하기를 연안부(延安府)의 본궁(本宮) 곡식 200석을 그 부(府)의 창고에 들이고 충청도 제천고을의 창고 쌀 100석(石)과 경원창(慶源倉)의 보리 20석을 각림사에 주라 하니 대개 낙성한 법회를 도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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