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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마을탐구 2부: (23)소초면 학곡1리(학곡마을)

자연마을을 찾아서-치악산이 둘러싸고 있는 천혜의 마을 장시우 객원기자l승인20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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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수 (48) 이장 ◇박용춘(48) 사무장 ◇서웅석(71) 노인회장 ◇김주덕(59) 체험팀장 ◇신동현(76) 옹

원주에 산다고 하면 열명 중 일곱 여덟 명은 치악산 이야기를 한다. 가보고 싶다거나 혹은 가본 적이 있다거나……. 타 지역 사람들이 원주와 치악산을 한 묶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치악산은 원주를 가장 원주답게 하는 상징이다. 치악산을 삶의 터전으로 사는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치악산이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고 그 산이 주는 온갖 혜택은 다 누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소초면 학곡1리가 바로 그런 동네다.

치악산 아래 첫 마을, 학곡리. 학곡마을로 불리는 학곡1리는 치악산 구룡사쪽 길을 오르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거쳐 가야 하는 동네다. 치악산 국립공원 아래에 있으면서 동쪽으로는 횡성군 우천면이 서쪽으로는 평장리, 남쪽으로는 치악산이 횡성군 강림면을 가로막고 북쪽은 횡성군 우천면과 접해있다 동남으로는 치악산과 그 줄기인 매화산이 있다. 이렇게 이 마을은 치악산이 둘러싸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새말 나들목과 42번국도가 있어 교통 여건도 좋다. 치악산을 끼고 있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140가구 500여명의 마을 주민은 농사와 식당, 민박 등 음식숙박업을 겸하는 가구가 많다.

남다른 녹색농촌체험관

마을을 찾은 날은 원주시 농기계수리팀이 순회를 하는 날이어서 농기계를 고치러온 주민들로 보건진료소 앞 주차장이 붐볐다. 마을이장인 김만수(48) 씨는 그곳에서 일을 보느라 발이 묶였고 대신 박용춘(48) 학곡마을 사무장이 마을 안내를 자청했다. 시골마을 사무장이라니 다소 생소했지만 녹색농촌체험관을 보고서야 사무장의 역할에 납득이 갔다.

   
▲ ◇마을 어르신들은 시간이 날 때면 소일삼아 짚풀공예를 한다.

1층 치악산 한우판매장과 2층 농산물 전시판매장, 짚풀공예 전시장겸 세미나실에 들어서니 우렁이농법으로 재배한 쌀과 저농약 복숭아 등 이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이 전시·판매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오늘의 학곡마을을 일궈낸 과정을 담은 개선, 체험 사례집 등이 책자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잘 정돈된 자료집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내공 같은 것이 느껴졌다. 마을을 소개하는 리플릿도 있어 관광객들에게 마을을 알리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되고 있었다.

향토요리체험장 인기

박 사무장은 지금은 시내에 살고 있지만 이곳 초등학교관사에서 태어나 성장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마을 자랑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는 "특히 체험지도사로서 향토요리체험장에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고 했다. "향토요리체험장은 도시 관광객들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지난 달 2일에는 아리랑TV의 한 프로그램에 소개돼 110개국에 방영이 됐다고 자랑했다. 또한 체험프로그램 일원으로 우마차를 운행하는데 마을을 찾은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고 자랑했다.

   
▲ ◇향토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가마솥을 걸어 놓은 향토요리체험장은 국내·외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다.

2002년부터 주민들이 직접 꾸민 향토요리체험장에서는 다양한 농촌요리체험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도시 관광객들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인기 있는 체험코스가 됐다. 마을 주민들은 오리농법과 유기농 비료를 이용한 친환경 농경지와 연계하여 학곡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던 토속적인 음식의 맛을 살려 수수부꾸미, 쑥개떡, 인절미 메밀전, 곤드레나물밥 등 다양한 농촌요리 체험을 선보이고 있다.

이 마을에 시집와서 줄곧 살고 있다는 오춘자(69) 씨는 "향토요리체험팀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느끼고 소득증대에도 도움이 돼 즐겁게 일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내일도 체험이 예약돼 있다며 곤드레나물을 챙기는 등 박 사무장은 서둘러 체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꽃 할아버지

마을을 돌아보는 길에 유난히 마당 가득 꽃들이 예쁘게 핀 집이 있었다. 마을에서 꽃할아버지로 불린다는 서웅석(71) 노인회장의 집이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마당에는 화려한 색상의 여러 가지 꽃들로 환했다. 워낙 꽃을 좋아해서 가꾸다보니  꽃할아버지라 부른다며 그 별칭을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올해는 흉년이라며 꽃이 작년보다 예쁘지 않다"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서 회장은 방림이 고향이지만 학곡리에 들어와 산지는 60여년이나 됐다. 매년 고향 노인관광에 50만원씩을 지원하고 자신이 다녔던 초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며 선행을 베풀고 있다고 주변에서 귀띔을 해줬다. 정말 꽃 같은 할아버지라 꽃할아버지라는 명칭이 아깝지 않다 싶었다.

대안학교, 참꽃작은학교

눈길이 가는 곳 또 한 곳은 대안학교인 참꽃작은학교였다. 작고 소박하지만 밝고 환한 학교는 이 마을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게 하는 곳이다. 아이들은 텃밭에 농사도 짓고 영상물을 만들어 마을 어른들을 모시고 시사회를 열기도 한다. 찾아간 날은 모두 산으로 야외수업을 나간 날이라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고 강아지 두 마리만 학교를 지키며 낯선 이를 반겨주었다. 아이들이 벗어놓은 신발과 텃밭에 박힌 팻말을 보면서 밝고 환한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마을 수호신인 소나무

체험팀장을 맞고 있는 김주덕(59)씨에 따르면 여러 기관과 협약을 맺어 체험행사를 연계하고 백달리 부대와 결연을 맺어 병영체험프로그램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학곡마을은 원주에서 가장 많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이라며 "600년이 된 소나무가 있다"고 자랑했다.

김 씨는 자청해 소나무 있는 곳까지 안내해주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횡성군 강림면과 경계지점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소나무의 위용에 압도당할 정도였다. 안내문에는 수령이 300년으로 기록돼 있었다. 김 씨는 "그 기록과는 상관없이 이 소나무는  600년 된 소나무로 알려져 있고 마을 사람들 모두는 그렇게 믿는다"고 했다. 소나무가 앞으로 몇 백년은 더 건재하게 마을을 지키는 수호수가 되어주길 빌며 내려왔다.
 
게이트볼로 건강관리

실내 게이트볼장엔 어르신들이 운동을 위해 드나든다. 천정 일부와 삼면에 창이 나있어 채광과 환기가 잘 이루어져 쾌적하다. 2시가 넘어서자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게이트볼회 회장인 김복수(74) 씨는 "게이트볼 회원은 모두 24명이고 그 중 여성회원이 7명"이라고 했다. 또 "작년에 전국대회에서 3등을 하는 등 원주시에서 알아주는 게이트볼팀"이라고 했다. 논 7마지기를 부쳐 나오는 수익금과 원주시의 보조 등으로 회원들은 따로 회비를 걷지 않고 운영하고 있다.

신동현(76) 씨는 전 게이트볼회 회장으로 게이트볼장이 지어지기까지 과정을 자세하게 들려주었다, "고향이 횡성이지만 70년대에 학곡마을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산도 물도 좋고 게이트볼장에서 마음껏 운동을 할 수 있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하면서 "게이트볼팀이 원주시내 게이트볼 시합에서 1위를 하는 등 원주권에서 실력을 떨치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호열(86) 씨도 "원주시에서 이렇게 멋진 게이트볼장을 가지고 있는 마을은 이곳 뿐"이라며 "덕분에 겨울에 아무리 눈이 많이 와도 운동을 할 수 있어 좋다"고 자랑했다.

친환경생태마을로 변신
마을을 돌아나오기가 아쉬워 치악산 요금소까지 다녀왔다. 조선시대 태종 이방원이 스승인 운곡 원천석을 찾아 강림으로 갈 때 수레를 타고 갔다는 데서 유래해 수레너머를 재연한 다리가 놓여 있고 그 다리 아래 너럭바위가 있었다. 볕 좋은날 축축한 마음들 내어 말리기 좋은 너른 바위는 지난여름 큰물에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백교, 장대, 칠송, 토정, 토동 등 6개의 부락으로 이루어진 학곡리는 크다는 의미의 한과 산을 뜻하는 달이 합친 한다리라 불렀는데 큰 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비로봉과 매화산 계곡수가 합쳐진 학곡 저수지와 구룡사, 놀이시설인 드림랜드와 옻칠기, 한지공예관 자연학습원 파크밸리가 위치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런 지리적·환경적 여건을 잘 살려 친환경생태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 우렁이쌀과 찰옥수수, 복숭아, 포도, 머루 등의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한다. 치악산 비로봉을 연상케하는 34개의 돌탑을 쌓고, 꽃길을 가꾸고 쉼터를 조성해왔는데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일궈낸 일들이라 자부심이 대단했다.

치악산국립공원과 연계해 숲 치유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공동운영하는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끌어 들였다. 이로인해 지역의 대표적인 친환경 생태마을로 자리매김했고, 2002년 원주시 향토요리체험마을이라는 테마마을로 지정됐다, 2005년 새농촌건설운동 우수마을,  친환경농업우수마을, 농협중앙회 선정 농협협동대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받았다. 또 그것에 그치지 않고 강원도 대표모델 마을에 도전, 최근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 ◇잘 정비돼 있는 마을 산책로.

자연을 선물받은 마을

학곡마을은 분명히 천혜를 타고났다. 치악산아래서 치악산이 베푸는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린다. 그러나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은 고치고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고 돌탑을 쌓고 꽃길을 조성하는 등 마을 사람들은 능동적으로 일을 한다. 그리고 더 살기 좋은 마을을 꿈꾼다. 그 힘이 강원도 대표모델마을을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마을 사람들이 꿈꾸는 대로 청정 학곡마을이 강원도 대표 모델마을로 선정됨으로써 내일의 학곡마을이 더욱 기대된다.

장시우 객원기자


장시우 객원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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