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손두부·보쌈' 이진원 대표부부는 아침마다 콩을 삶아 두부를 만든다. 청국장도 띄우고 장도 직접 담근다. 저장음식이며 밑반찬까지 모두 직접 하다 보니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장사를 한다는 마음보다는 내 식구 먹는 음식 만든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하다 보니 정성을 쏟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하는 이들 부부. "조미료를 많이 쓰거나 지저분하면 내가 먹기 싫은데 그런 음식을 어떻게 손님한테 돈 받고 팔 수 있겠느냐"며 손사래를 친다.

음식점보다 유흥가가 더 많은 단계택지 내에 토속적인 손두부집인 이가손두부·보쌈이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이 늘고 있다. 주위 직장인들이 대 놓고 식사를 하기도 하고, 두부와 함께 먹는 야들야들한 보쌈이 맛있다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국산 콩을 삶아 만들어 고소하고 부드러운 모두부, 순두부, 비지가 제맛이다.

믿을 수 있는 농가를 찾아 시골을 다니며 구입한 국산콩을 두부와 청국장에 사용한다. 국산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요리를 하다 보니 조미료를 쓰지 않아도 반찬마다 감칠맛이 난다. 숙성된 김치를 고소한 들기름에 볶아 내면 한 접시로 끝내는 손님이 별로 없다. 대부분 더 달라고 할 정도로 인기 있는 반찬이다.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나물이나 두부튀김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돼지고기를 삶아 두부와 함께 쌈으로 먹는 두부보쌈을 주문하면 비지장과 10여 가지 푸짐한 반찬이 나오는데, 특히 데쳐서 양념한 콩나물의 아삭아삭함이 수육과 함께 쌈으로 먹으면 그만. 식사로도 좋고 소주잔 기울이며 먹는 안주로 즐기는 손님이 많아 보쌈 예약손님이 허다할 정도다.

시원한 콩국수도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손님이 주문을 하면 바로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고소한 콩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홍어삼합도 새롭게 시작했다. 알싸한 맛이 입안을 톡 쏘는 홍어는 산지에서 공급받는다. 홍어삼합은 맛있게 삶은 돼지고기 보쌈, 묵은지가 잘 어우러져 마니아층이 즐기는 메뉴다. 버섯과 함께 구우면서 먹는 두부구이는 담백한 맛에 질리지 않고 영양도 풍부해 영양식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이 집에선 김치 담는 비법도 남다르다. 청국장을 띄우기 위해 삶은 콩물을 식히면 젤리처럼  굳는데 이 콩물에 젓갈을 넣어 양념을 버무린다. 그러다보니 소금은 배추를 절일 때만 사용하고, 이 젤리 같은 콩물에서 달착지근한 맛이 우러나 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김치가 푹 익을 정도로 숙성돼도 김치는 아삭아삭하다. 이 아삭한 김치를 들기름에 볶아 낸다. 예약손님에게는 우리 전통 음료인 식혜를 안주인이 손수 만들어 내놓는다.

위치는 단계동 국민은행 옆 단아한 단층으로 지은 황토집. 24명이 이용할 수 있는 방이 있고 홀도 아담하고 깔끔하다. 오전10시부터 자정까지 영업. 메뉴는 두부보쌈(중·2만원, 대·3만원), 홍어삼합(4만원), 해물순두부(6천원), 순두부(5천원), 비지장(5천원), 김치찌개(5천원), 모두부(5천원), 두부전골(7천원) 등이 있다.　

▷문의: 733-5252(이가손두부·보쌈)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