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행정관료 출신 첫 시장 탄생…공직 분위기 커다란 변화 예상
'민주당+이광재 바람' 모든 선거에 영향…4년전에는 시의원 2명
여성 시·도의원 4→6명으로…지역구 출마 4명 모두 당선 눈길

6.2 지방선거가 원주의 정치지형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그동안 원주를 이끌어 온 주류세력이 대거 퇴장하고 비주류, 또는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결과는 일반적인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민주당이 시장과 도의원 5명을 석권하고, 시의원 22석 중 11석을 차지했기 때문. 원창묵 후보의 시장 당선은 김기열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여론조사에서 계속 1위를 달리는 등 예상됐던 일이지만 도의원 5석을 모두 차지한 것은 민주당에서 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시의원 선거도 2006년 2명이 당선됐던 것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11명이 당선된 것은 예상밖의 성과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은 정부 여당의 독주에 등을 돌린 전국적인 분위기가 원주 유권자의 표심에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원주고 출신이면서 전국적인 인물인 이광재 도지사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면서 원주가 강원도 민주당 바람의 진원지로 부상한 것이 선거구도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정당 지지도를 가름할 수 있는 시의원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이 45.7%를 획득, 한나라당 42%를 넘어선 것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2006년에는 한나라당이 60%를 차지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등 야당이 26%를 획득하면서 한나라당이 시의원 2석을 제외한 모든 선거에서 압승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이 지방정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2006년 선거에서 처음으로 여성 3명이 시·도의원에 당선됐지만 모두 정당 비례대표여서 여성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구로 출마해 시의원 2명, 도의원 2명이 당선됐다.게다가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재선에 도전했던 용정순 후보는 전체 시의원 당선자 중 최고 득표로 당선됐다. 이는 여성 정치지망생들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심어준 것은 물론 향후 여성의 지방정계 진출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비 행정관료 출신 시장 탄생

가장 관심을 끌었던 시장 선거는 원창묵 후보가 득표율 46.3%로 2위 원경묵 후보(34.1%)를 12.2% 차이로 따돌리며 당선됐다. 관심을 끌었던 김기열 후보는 13.5%를 얻는데 그쳤다.

원창묵 후보의 당선은 선거 초반부터 예상됐던 결과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기열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됐기 때문. 한나라당 지지층들이 원경묵 후보와 김기열 후보로 나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원창묵 후보가 1위를 달렸고, 여기에 민주당 바람이 거세지면서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10% 이상 벌어졌던 것이 투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원창묵 후보 시장 당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 이후 첫 번째로 행정관료가 아닌 사람이 시장을 맡게 된 점이다. 지방자치 이후에도 공무원 출신인 한상철, 김기열 시장이 이끌어 온 원주시를 비행정관료 출신이 이끌어 가게 됐다는 것은 공직 내부는 물론 시정운영에 상당한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이밖에  민선시장으로는 최연소 시장, 첫 번째 민주당 출신 시장, 전국 최초 건축사 출신 시장 등 기존의 리더쉽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선거 민주당 압승 변화 예고

시의원 선거에서도 예측불허의 승부가 예상됐었지만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7개 선거구 중 5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1위를 차지했는가 하면 가, 마선거구에서는 민주당 후보 2명이 모두 당선되는 등 전체 시의원 22명 중 절반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시의회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석이 동수를 이룬 것은 향후 시의회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은 시의회 의장단 선출 및 원구성에서 부터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