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3, 14일 양일간 '공직자 토토미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했다. 지난해 풍작으로 인해 토토미 재고가 많이 쌓여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수매물량은 1만1천773톤이며, 지난 3월말 현재 4천631톤이 팔려 7천142톤이 재고로 남은 것. 전년도 같은기간 재고물량에 비해 440톤이나 많이 남았다.

올 가을 수매 때까지 전량 판매되지 않으면 쌀값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지역농민들을 위해 원주시 공무원들이 토토미 팔아주기에 나선 것. 그러나 기대에 크게 못미치며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1천350여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접수했으나 신청자가 18명에 불과했던 것. 20㎏짜리 토토미 19포를 판매한 게 다였다.

이중 16명은 원주시 농정을 책임지는 농업기술센터 공무원들이었다. 농업기술센터를 제외한 본청 및 사업소,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 등을 통틀어 이 운동에 동참한 공무원은 단 2명에 그쳤다. 특히 모범을 보여야 할 과장급 이상 간부공무원은 단 한명도 참여하지 않아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공무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쌀 1포당 1천원씩 할인 판매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는 공무원은 거의 없을 거라고 보면 관심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주 '처음처럼'의 판매량과도 대조적이다. '처음처럼' 1병당 30원씩 천사운동 기금으로 적립키로 한 이후 공무원들 회식자리에선 의례히 '처음처럼'이 상에 올랐다. 지휘부의 관심이 천사운동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토토미가 '처음처럼' 보다 홀대받는 것 아니냐는 확대해석도 나오고 있다.

농민 A 씨는 "공무원들이라고 해서 토토미를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천사운동처럼 지휘부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