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련한 그림자, 68×66㎝, 천 수묵담채.

　60대 전업주부가 붓을 잡은지 20여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는 16일부터 치악예술관에서 자신의 첫번째 개인전을 여는 차리자(67) 씨.

　차 씨가 붓을 처음 잡은 것은 1980년대 중반. 교직에 몸 담은 10여년을 제외하곤 전업주부로 가족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다 자녀들이 장성한 후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자 어릴 때부터 소원이던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초기에는 서예를 시작했지만 이내 동양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그 때부터 서관 김석배 선생 문하에서 본격적인 수업을 쌓았다.

　하루 12시간 이상 붓을 놀리면서도 스스로 좋아 그린 그림이기에 남 앞에 내보일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때문에 2000년 이후 그 흔한 공모전에 출품하거나 단체전에 참여한 일도 없다. 하지만 완성된 작품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하면서 욕심이 났단다. "이 정도면 내 보일만 하다"는 스승 서관 선생의 격려가 있었고, 올해 남편의 칠순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냈다. 장성한 자녀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작품은 소품부터 전지 크기의 대작(66×126㎝)까지 동양화 70여점. 대부분 자연 풍경을 담았지만 그 중에서도 즐겨 그리는 메밀밭을 표현한 작품이 절반에 이른다. 한지가 아닌 천 위에 그린 차 씨의 메밀밭은 자연 그대로의 푸근함과 따뜻함이 살아있다.

　차 씨는 "스승이신 서관 선생으로부터 메밀은 하나 하나 떼어놓고 보면 볼품 없지만 군락을 이루면 참으로 편안하고 선한 것이 국민과 닮았고 목단이나 작약과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도 난 후 즐겨 그리게 됐다"며 "부족하지만 정성과 노력을 다한 작품에 많은 격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의: 742-0277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