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만에 발생한 재해…복숭아농가 422호

지난 겨울 폭설과 지속적인 저온현상으로 인해 관내 복숭아나무의 절반 가량에서 어는 피해(동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31일부터 4월 4일까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재배면적 308.5㏊ 중 48.9%인 150.9㏊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중 동해로 인해 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면적은 86.4㏊이며, 64.5㏊에서는 피해가 예상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복숭아 주산지인 소초면에서는 전체 4만4천여 주 중 6천900여 주가 고사하고, 1만여 주는 피해가 예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저면에서도 1만7천여 주 중 7천800여 주가 고사하고, 3천여 주는 피해가 예상되는 등 복숭아를 재배하는 관내 18개 읍면동에서 해두 피해가 나타났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권순칠 농업정책과장은 "지난 1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강추위로 인해 영하 20℃ 이하가 지속되는 시간이 6∼9시간이 이르러 동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생육이 시작되고 수액이 이동하는 3월로 접어들면서 꽃눈이 고사하고, 가지 끝 마름, 나무껍질 터짐, 목질부와 나무껍질 사이가 벌어지는 동해증상이 나타났다는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권순칠 과장은 "20여년만에 이같은 농업재해가 발생하면서 정부에서도 아직까지 지원방법에 관한 지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복구지원금액이 확정되면 원주시는 추가로 시비를 투입해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는 농업재해 지원대상으로 확정되면 농가별로 다시 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 고사목을 캐내고 복숭아나무를 심거나 다른 작목을 심을 경우에는 미리 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에 신고해야 한다. 향후 농업재해로 인정되면 이미 굴취한 나무라도 지원대상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관내 복숭아 농가는 422호이며, 모두 1만1천700여 주를 재배하고 있다.

한편 권순칠 과장은 "전국적으로 피해가 발생했는데 치악산복숭아의 명성이 높아 농림수산식품부에서도 원주로 실태조사를 나오는 등 원주가 피해지역으로 특히 부각됐다"면서 "이번 일로 인해 치악산복숭아가 저평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