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와 잘 어울리는 '청심허브향기(대표: 박미경·안미순)'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 허브의 향긋함이  반갑게 맞아준다.

십년지기 친구인 박미경·안미순 씨는 오랜 세월 함께 다도를 공부했고 유치원이나 복지시설 등에서 차 예절을 가르쳤던 경험을 살려 음식을 하고 손님을 맞이한다. 예절이 몸에 밴 때문인지 한국 여인의 아름다움이 다소곳하게 풍겨 나오는 그녀들이 유감없이 솜씨를 발휘했다. '자연주의 자연밥상'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새싹이나 허브 꽃 등의 식용식물을 주재료로 사용하면서 천연재료 선택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일단 믿고 먹을 수 있다.

꽃밥정식으로 식탁을 차리면 식탁은 화려한 허브꽃밭으로 변한다. 비타민 덩어리라고 하는 마와 더덕가루로 쑨 영양죽이 스프 대신 나오고 쓱쓱 비벼먹는 새싹비빔밥, 무쌈으로 먹는 야들야들한 훈제오리고기, 아기자기하게 빚은 송편, 특이한 우무잡채 등의 화사함으로 눈이 즐겁다. 우무잡채는 아삭아삭 씹히는 새싹이 상큼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 새싹샐러드를 먹는 느낌이다. 일본에서는 한천이라고 하는 '우무'는 여름철에 콩국이나 양념장과 함께 차갑게 먹는 음식으로 알려졌는데 단백질과 지방이 거의 함유돼 있지 않고 칼로리가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우무 가루를 묵처럼 쑤어서 면발을 만든 다음 새싹과 함께 참깨소스를 얹어 먹는데 은근한 고소함과 상큼함이 잘 어우러진다. 후식 또한 자연식인데 어린이에게는 과실이나 허브를 우무와 함께 섞어 만든 푸딩을, 어른은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차와 부드럽고 달콤한 알로에차가 나온다. 박 대표는 "천연재료로 송편이나 감자떡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라며 "취나물 지 등 계절 별 반찬도 두 세 가지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도를 배우면서 잎차나 엑기스 차 제조법까지 익힌 박·안 대표는 직접 만든 차 재료와 다기를 판매하고 있다. 감잎·생강나무꽃·국화차 등의 잎차는 1만 원선. 복분자·알로에·오미자 엑기스 차는 3만원 선. 차 재료를 구입해서 직접 다기에 우려먹을 수도 있고 간단하게 다도를 배울 수도 있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로서 아이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은 그녀들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 자연 속에서 활동하는 일이 흔치 않은 요즘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생일을 맞은 아이들이 피자점이나 분식집, 레스토랑 등에서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서 생일 파티를 한다면 식물원 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맛있는 허브돈까스로 식사를 하고 청심원에서 직접 화분갈이를 한다거나 평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화초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굳이 생일이 아니더라도 놀토를 이용하면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전화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고 비용은 식사포함 1만~1만5천원.

다락방에 올라가는 것처럼 나무계단으로 2층에 오르면 유리문으로 탁 트인 하늘과 치악산이 내다보이고 금대리의 오염되지 않은 맑은 공기가 느껴진다. 이곳에서 향긋한 차 한 잔 앞에 놓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안 대표는 "도심에서 벗어나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하며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뉴는 꽃밥정식(1만원), 허브돈까스(7천원), 허브알밥(6천원), 꽃비빔밥(6천원), 함박스테이크(9천원), 오리훈제(3만5천원), 치킨꽃샐러드(8천원) 등이 있고 오전10시부터 오후9시까지 문을 연다.

취재를 마치고  청심원에서 꽃 화분 하나 사다가 책상위에 올려놓았더니 봄이 성큼 다가 온 듯하다.

▷문의: 762-5775(청심허브향기)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