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죽음에 이르게 돼

운동을 하고 난 뒤나 산에 올랐을 때 땀이 식으면서 오한이 느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체온 유지를 위해 얼른 덧옷을 입지 않으면 체온이 점점 떨어져 저체온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체온이 정상 이하로 떨어져서 일으키는 질병을 저체온증이라고 하는데  인체의 물질 대사, 근육 수축, 오한 등을 통해 열을 만들어 내는 속도 보다 더 빨리 열을 잃어버릴 때 일어난다.

또 우발적인 사고로 저체온증이 생겼을 때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빠른 응급 의료조치가 필요하다. 겨울 얼음놀이를 갔다가 얼음물에 빠졌거나 추운 눈 속에 오래 노출되면 주위 온도가 낮은 것만으로도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흔히 뇌혈관 질환, 갑상선기능 저하증, 감염, 알코올이나 약물에 의한 중독 등 체온을 저하시키는 내재 요인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환자가 사망한 듯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면 살려낼 수 있다. 우발적인 저체온증은 담요를 덮어주는 것처럼 수동적인 방법을 사용해 천천히 따뜻하게 해주면서 치료해야 한다. 직접 열을 가해 빠르게 온도를 높이면 심혈관에 허탈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7도의 기온 이하에서 나타나지만 습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라면 그 이상 기온에서도 발생한다. 체질이 허약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따뜻하게 입지 않으면 실내에서도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다.

오한은 체온이 35.5℃ 미만으로 떨어지면 멈춰버리기도 하는데 저체온증은 응급 상황이다. 계속적으로 몸이 열을 잃게 되면 의식을 잃고 죽음에 이를 수 있다.

	▲ 겨울철 바깥놀이를 오래 하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

정신 멍해지며 판단력 저하

가벼운 저체온증 초기 증상은 오한이 일어나거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몸이 차갑다. 정신이 멍하거나 판단력 저하 되기도 한다. 중한 저체온증은 배가 차갑고 맥과 호흡이 느려지며 마비나 졸린 상태, 착란이 생기기도 한다.

저체온증  5단계 ▷1단계: 오한(떨림) ▷2단계: 졸음, 무기력증, 감정약화, 무관심, 운동기능 저하 ▷3단계: 의식이 희미해지고 손·발끝이 얼기 시작 ▷4단계: 맥박수가 감소하고 호흡은 잦아들면서 생체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5단계: 사망.

열손실 막고 가온시켜야

저체온증은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도보여행자나 오랜 시간 스키를 타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적정 수준이하로 체온을 잃어버리는 수가 있다. 저체온증에 대한 처치 목적은 더 이상의 열손실을 막고 환자를 천천히 가온시키는 것이다. 한 시간에 1℃씩 가온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증상이 가벼우면 추위나 바람을 피하게 하고 마른 옷이나 모직 옷을 덧입혀 준다. 증상이 중증이상이면 차갑고 젖은 옷을 먼저 벗기고 담요를 덮거나 침낭을 이용해 가온시켜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정신이 혼미하면 음식을 주어서는 안 되며 온수 안에서의 가온은 환자에게 쇼크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다른 처치가 불가능한 응급 상황에는 마지막 수단으로 온수 목욕(37.8℃ ~40.6℃)을 통해 환자를 가온시켜야 한다.

응급조치 5단계 ▷1단계: 젖은 옷을 벗기고 물기를 닦아 빠른 시간 안에 마른 옷으로 입힌다.(옷이 없으면 담요와 같은 것으로 보온) ▷2단계: 체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한다  ▷3단계: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먹인다 ▷4단계: 호흡과 맥박을 관찰하면서 필요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5단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병원으로 옮긴다.

술 마시면 열 빨리 잃어 위험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수 시간 동안 활동할 계획이라면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지키는 것이 좋다. 옷은 기본적으로 방풍, 방수되는 것으로 고른다. 모직이나 폴리프로필렌과 같이 젖더라도 따뜻한 천으로 된 옷을 입는다. 머리를 통해 몸의 많은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젖었거나 추위가 느껴지면 바람을 피할 곳을 찾는다. 야외 활동을 하기 전에 충분히 식사를 하고 비상식량을 준비한다. 저혈당을 막기 위해 건포도, 초콜릿, 캔디 등을 준비해야 하고 추위 속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알코올은 몸에서 열을 더 빨리 잃게 만들기 때문. 노인이나 비활동적인 사람들은 실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체온증을 방지하기 위해 따뜻한 재질의 양말을 신거나 양말위에 덧신을 신는 것이 좋다.

면 소재 내의를 갖춰 입고 목이 따뜻하도록 목이 있는 티셔츠를 입은 뒤 그 위에 가벼운 패딩조끼를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병원에 가야할 때

환자가 정신이 혼미하거나 의식을 잃으면 119나 응급구조서비스에 바로 연락을 해야 한다. 또 어린이거나 노인이라면 증상의 심각성과 상관없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4시간동안 가온시켜도 정상체온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에도 병원에 가야 한다.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