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원주시협의회를 비롯해 원주지역 11개 단체로 구성된 (가칭)민생민주를 위한 원주·횡성시민회의(시민회의)가 구학리 여산골프장 중단을 요구하는 가운데, 골프장 부지 내 포함된 23.4%의 시유지가 어떻게 처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로 용도가 정해진 토지를 사업시행자에게 매각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공유재산관리계획에 포함해 의회 의결을 거쳐야 하느냐의 여부.

원주시 관계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한 처분은 관리계획에 포함하지 않도록 돼 있고, 도시관리계획이 결정되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도록 돼 있어 의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협의취득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의취득 절차를 이행하면 의회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방법을 적용하려면 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 협의취득 절차의 방법을 적용하면 공유재산관리계획 부결에 따른 사업추진 중단의 우려는 없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다는 게 단점.

따라서 사업자가 협의취득 절차를 밟을지, 사업자로부터 매입협의 요청이 들어오면 원주시가 공유재산관리계획에 이를 반영해 의회 의결을 받을지가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원주시와 사업자 모두 의회 심의·의결을 받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또 다른 원주시 관계자는 "환경성검토서 본안이 통과돼야 사업승인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25일부터 진행되는 정례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사업자가 사업승인신청서를 접수하고 이를 근거로 매입협의를 요청하면 공유재산관리계획에 이를 포함해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산레저(주) 관계자도 사업초기부터 시유지 매입과 관련해서는 의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의회가 주민과 시민단체의 요구를 타당하게 받아들여도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가 된 상태이고 사업자가 이미 시유지를 제외하고 사업에 필요한 부지를 모두 사들인 상태여서 시유지 매각 건을 부결시킬지는 미지수. 이와 같은 여러가지 부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골프장 사업부지 내에 시유지가 존재하면 도시계획시설 결정 전에 의회 의결을 거쳐 시유지의 매각이나 교환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주민뿐만 아니라 시민단체가 나서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사업추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시유지 처리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시민회의는 지난 11일 원주시의회 의원들에게 시유지 처리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