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가 난개발 우려를 이유로 자동차부품산업단지 기반조성비 6억원을 삭감한 것과 관련해(본보 11월 2일자 6면 보도) (주)원주자동차부품클러스터 이영열 대표는 지난 3일 "주민 산책로나 화재예방을 위해 6m 도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굳이 없어도 된다"고 전제한 후 "부지 매입 당시 토지주에게 도로를 내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당장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6m 보행자 전용도로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현황도로 밑으로만 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민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면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행자 전용도로와 단지 내 도로는 준공검사 후 원주시에 기부채납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원주시 관계자는 "6m 보행자 전용도로는 준공 후 시가 무상으로 기증받기로 약속했다"며 "시가 소유권이 있는 만큼 보행자 전용도로를 소방도로로 변경해 난개발을 부추기는 행위는 발생하지 않을 것인데도 주민이 시를 불신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엄격하게 따지면 계획관리지역은 개발을 하라고 허용한 땅이고 필요하다면 도로도 내야 한다"며 "난개발이 우려되는 건등산을 보존하려 했다면 관리지역을 세분할 당시에 계획관리지역으로 바뀌지 않도록 막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시기본계획과 관리계획 등을 통해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데, 기본·관리계획 의견청취 당시에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이제 와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열 대표는 "6m 도로를 폐지하거나 축소해도 소송에 휘말리지 않도록 시가 도와준다면 고려해 볼만 하다"고 밝혔으나 시가 사적계약에까지 관여하는 것 역시 적절치 않아 산업단지 조성을 둘러싼 갈등은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주민 요구사항은 ▷6m 보행자 전용도로 축소 또는 폐지 ▷현황도로 밑으로 만 개발 ▷18m 높이의 축대제거 등 3가지이다. 이준희 시의원은 산업단지를 백지화하고 이 자리에 주민 복지시설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산업단지로 이미 지정이 됐고 부지매입도 끝났고 공사도 어느 정도 진척이 된 난감한 상황. 시와 사업자, 원주시의 공개적인 대화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