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받는 단체 해당
의원직 이외에 다른 직책 겸직 대부분 불허
현재 겸직 의원 연말까지는 사임해야할 듯

지방의원의 겸직신고가 진행되는 가운데, 앞으로 지방의원은 사실상 의원 직 외에는 다른 직책을 갖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겸직신고란 의원 직 이외에 갖고 있는 관직이나 직업, 직책을 신고하는 것으로 지방의회 의장은 해당 직이 시의원의 청렴과 품위유지 의무에 위반된다고 인정될 때에는 직의 사임을 권고할 수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방의회 의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거래를 할 수 없으며 이와 관련된 시설이나 재산의 양수인 또는 관리인이 될 수 없다'는 지방자치법 제35조 제5항의 규정을 근거로 지방의원의 겸직을 엄격히 규제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선거의회과 허남식 사무관은 "법에서 규정한 공공단체의 개념은 공공의 목적을 위해 설립한 단체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단체 역시 공공단체로 봐야 한다"며 "현재 보조금을 받는 단체의 관리인을 맡는 기초의원은 바로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관리인이란 일반회원을 제외한 회장, 부회장, 감사, 이사, 고문 등이 모두 해당한다.

공공단체의 개념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단체까지 확대하고 시의원은 단체의 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만큼 각종 단체의 임원을 맡은 시의원의 사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행정안전부는 시의원이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자치단체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 역시 배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원주시의회 의원 역시 대부분이 국·도·시비를 지원받거나 원주시가 출자한 기관이나 단체에 임원을 맡고 있어 법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모두 사직해야 하는 상황.

원주시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는 단체나 원주시가 출자한 기관의 임원을 맡은 상황에서 선거에 출마하면 당선되더라도 선거쟁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행정안전부의 판단"이라며 "사실상 이는 지방의원은 의원 직만 수행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4월 1일 지방자치법이 개정되기 전에도 제35조 제5항의 규정은 존재했고 이를 근거로 사직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시행과 감독은 내년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2010년 7월부터 적용되는 겸직금지 대상 직에 농협이나 신협, 새마을금고의 임직원도 포함돼 현재 해당 금융기관의 임직원을 맡은 시의원은 내년 7월 1일 이전에 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게 행정안전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현직 시의원들은 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자는 보조단체 임직원을 맡을 수 있는 반면, 시의원은 그 직을 그만둬야 해 형평에 맞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행정안전부의 입장이 완강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