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문화재단이 출범부터 모양새를 구겼다.

　원주시는 지난 14일 시청 7층 회의실에서 원주문화재단 창립총회를 갖고 원주문화재단을 본격 출범시킬 계획이었지만 절차와 진행과정상 문제가 지적되면서 준비된 안건에 대한 논의조차 못한채 발기인대회 형식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심의할 예정이던 정관, 임원 선임, 사업계획 등 8개 안건은 이날 위촉된 14명의 발기인들이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가진 뒤 추후 총회를 열어 논의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강태연 문화원장은 "추진위원들에게 전해들은 추진위원회 결정 사항과 오늘 위원장의 보고 내용이 다르다"면서 "정관을 놓고 볼 때, 재단의 조직구성과 재원배정 등에 갈등요소가 있을 수 있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오영교 연세대 교수도 "수익사업에 주력하거나 관리조직이 비대해지면 설립 취지를 잃게된다"며 "회계 투명성에 문제가 발생했던 강원문화재단의 전례를 밟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업 방향과 조직 구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열 민예총 원주지부장은 "추진위원회에서 오랜 논의를 거치며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제한 후 "발기인들이 안건 심의에 참고할 수 있도록 추진위원회 회의록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기열 시장은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미리 심의 안건과 관련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절차상의 문제를 드러내는 등 출발부터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해를 구하고 "초기 단계에는 안정적인 재단운영을 위해 별도의 직원을 뽑지않고 공무원을 파견해 업무를 보게 하는 등 보수적이고 소극적으로 출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