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열린 '사학비리 전과자 집단이 배제된 정이사체제 쟁취를 위한 농성투쟁 선포식'.

 전 구성원 농성투쟁 선포

　상지대가 다시 뜨겁다.

　교내 체육관 앞에 철야농성을 위한 천막 10여동이 들어섰고 시선이 닿는 모든 곳마다 현수막이 내걸렸다. '님을 위한 행진곡'이 불려지고 '사학분쟁 조장하는 사분위와 교과부는 각성하라' '사학비리 전과자 집단이 배제된 정이사 체제 수립하자'는 구호가 캠퍼스 구석구석까지 메아리 친다.

　흡사 학내 민주화를 위해 구재단과 맞섰던 17년 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당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강의실 콘크리트 바닥위에 스티로폼을 깔고 330일을 버텨내며 학원민주화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난 9일부터 체육관 앞 천막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간 상지대 구성원들은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천막 안에서 지내야 할지 모른다.

　이들이 스스로에게 결계를 치고 싸우는 목적은 단 하나다.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사분위의 상지대 정이사 선임에 구재단 추천인사가 단 한명도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문제는 최근 사분위내의 동향이 현 상지대 구성원들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데 있다. 교협 공동대표인 우영균 교수는 "최근 사분위 법률특위에서 구재단에 경영권을 돌려주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학비리 정도가 심하거나 운영능력이 없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하지만 우리로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구년임에도 비대위에서 대외협력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병섭 전 부총장은 "학내 구성원들이나 상지대가 민주사학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지켜 본 사람들은 김문기 전 이사장을 비롯한 구재단 인사들이 사분위가 정한 원칙에서 분명한 제외대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겠지만, 일반 국민이나 사분위 위원들에게 그들이 부적격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대학 구성원들의 결연한 의지를 모으는 동시에 구재단의 실상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교내 민주관에서 열린 '구성원 대표자 결의대회'와 16일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체육관 앞에서 진행된 '사학비리 전과자 집단이 배제된 정이사체제 쟁취를 위한 전체 구성원 농성투쟁 선포식'에서 표출된 발언은 현재의 상황에 임하는 이들의 각오를 짐작케 한다. 표현은 달랐지만 이들의 주장은 대학 경쟁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구재단 추천인사가 단 한명이라도 정이사로 선임될 경우 학교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는 데 모아진다. '정이사 선임에 구재단 추천인사 배제'는 결코 협의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11월 19일 임시이사 임기 만료
  사분위, 정이사 선임 결론낼 듯
  교직원·학생 무기한 철야농성

　유재천 총장은 "총장 재임 중 제일의 책무를 민주대학을 굳건히 세우는 일로 알고 있다"며 "민주 상지대학을 지키기 위한 구성원들의 강력한 의지와 뜨거운 열기를 모아 끝까지 싸우겠다"고 천명했으며 곽도영 총동문회 부회장은 "총학생회장을 맡은 85년부터 26년간 구재단과 싸워왔다"면서 "모교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양심 때문에라도 비리집단인 구재단 인사들의 학원복귀를 막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재단을 몰아내고 정이사 체제를 쟁취한 뒤라야 분명한 중부권 명문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근주 총학생회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각 단과대 대표들의 각오도 이어졌다. "선배들이 지켜온 것을 우리 손으로 마무리 하겠다" "구재단과 사분위가 우리들의 꿈에 먹물을 뿌렸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은 충분히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낄만한 길을 걷고있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고, "일주일째 철야농성 중이지만 개인적인 일은 잠시 미루기로 했다"는 자기 다짐의 목소리도 있었다.

　상지대 교수와 학생, 교직원들은 지난 9일부터 천막을 치고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한 상태. 철야농성은 구재단이 배제된 정이사체제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된다.

　최준길 상지대 비대위 위원장은 "임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11월 19일 이전에는 사분위가 어떻게든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사학비리를 자행한 전과자 집단이며 현재는 유령동창회를 내세워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구재단에게 상지학원을 넘겨주려는 사분위와 교과부의 음모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상은 교협 공동대표도 "오늘의 싸움은 잘못된 대한민국 사학정책에 대한 투쟁"이라며 "교과부와 사분위는 비리재단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시도를 당장 중지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상지대는 축제기간인 오는 21일 평원로와 중앙로 일대에서 '상지구성원 결의대회 및 걷기대회'를 갖고 대시민 홍보전을 전개하는 한편, 내달 8일과 15일 대규모 상경투쟁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