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택지 국민연금관리공단 뒤편에 위치한 한우 생고기 전문점 '원주 양반네(대표: 김명화)'. 1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며 원주에서는 한우 생고기 전문점으로 첫 손에 꼽히는 곳이다.

　유명세는 원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00년 한국음식업중앙회 강원도지부가 선정한 15개 으뜸음식점에 포함됐고, 2004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깨끗한 식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미자, 조영남, 김세레나 등 유명 연예인과 전창진 전 원주동부프로미 감독을 비롯해 허재 현 전주KCC 감독, 김주성 선수 등이 모두 이집 단골이다. 최근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와 정대철 전 국회의원이 다녀갔다고 한다.

　'정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100% 순수 한우만을 사용하는 것이 10년간 지켜오고 있는 노하우. 한우 생고기 전문점으로 고객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우라고 다 같은 한우는 아니다. 1++등급 한우 거세우만 사용한다는 것이 양반네의 자랑이다. 구하기 힘든 최상등급 한우를 확보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김명화(52) 대표는 "명성보다 품질을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브랜드 가치에 따라 명성이 뛰어난 한우는 많지만 한 곳과 거래해서는 그날 그날 등급이 들쑥날쑥하기 마련. 그래서 양반네가 거래하는 곳은 치악산한우, 횡성한우 등 전국에 10여곳에 이른다. 10여개 거래처에 모두 고기값을 선불로 주고 1++등급이 나오는 만큼만 구매하는 방식이다. 입구에 등급표와 도축확인서를 게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렇게 확보한 고기는 자체 숙성고에서 이틀간 숙성시킨다. 그래야 마블링이 제대로 꽃을 피워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최상의 고기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귀띔이다.

　생갈비살과 등심(2만9천원)도 손님들이 많이 찾지만 꽃등심, 살치살, 안창살(3만8천원)이 이 집의 대표 메뉴. 적당한 온도의 숯불 위에서 딱 한번씩만 뒤집어 입에 넣으면 육즙이 살아있는 진짜 고기 맛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이런 건가 싶다.

　고기 그대로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육사시미(3만5천원)도 좋지만 10년 넘게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이순임(65) 조리장의 손맛이 담긴 육회(3만8천~3만3천원)를 권할 만 하다. 본인은 '정성' 외에 특별한 비결이 없다지만 이 조리장의 손 맛은 단골 사이에 이미 정평이 나있다. 질그릇에 곱게 담아낸 무청김치, 더덕구이, 청포묵, 무쌈, 산적, 양념게장 등 맛깔스런 밑반찬에 젓가락이 쉴 틈이 없다. 

　고기를 먹고난 후 입가심으론 버섯과 고기를 듬뿍 넣고 끓인 칼칼한 된장찌개나 시원한 냉면도 일품이지만 손님 열 중 여섯, 일곱은 누룽지를 찾는다. 이 곳에서는 밥을 지을 때 일부러 밥을 눌러 누룽지를 만든다. 구수한 누룽지 한 술에 함께 주는 된장찌개를 곁들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후식으로 제공되는 식혜를 사양하면 후회한다. 집에서 옛 방식 그대로 직접 담가 단맛은 덜하지만 깊은 감칠 맛이 그만이다.

　한옥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넓은 중앙홀을 중심으로 칸막이로 구분된 방까지 150석 좌석을 갖춰 가족외식이나 접대, 단체회식까지 모두 가능하다. 추석과 설날 등 명절을 제외하곤 일년 열두달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식당 앞, 뒤로 10여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지만 저녁 시간에는 맞은편 국민연금관리공단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차를 몰고 나와도 불편함이 없다.

　▷문의: 744-4555(원주 양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