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원주시민들.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재선정을 촉구하는 원주시민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서울 하늘을 쩌렁쩌렁 울렸다. 60여개 사회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첨복단지재선정촉구원주범시민대책위원회 회원 400여명은 지난 3일 오전7시 따뚜주차장에 모여 관광버스 10대에 나눠타고 상경했다.

공동대표인 원경묵 원주시의장과 박대암 원주상공회의소 회장 등 100여명은 우선 보건복지가족부를 방문했다. 공동대표와 이인섭·김대천 도의원, 박도식 원주생활체육회 회장 등 5명이 대표단 자격으로 장관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진 않았다. 장·차관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들이 국회 상임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하느라 자리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표단은 재선정을 촉구하는 원주시민과 횡성군민 5만여명의 서명부를 장관실에 직접 놓고 돌아가겠다고 요구했으나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이를 제지하며 실랑이가 일기도 했다. 20여분 간의 격한 말싸움 끝에 장관 비서관에게 서명부를 전달한 뒤 집회신고를 한 정부중앙청사 후문으로 향했다. 미리 이곳에 도착해 집결해 있던 300여명의 원주시민들과 결합한 뒤 재선정을 촉구하는 원주범시민대회를 시작했다.

원경묵 시의장은 대표연설에서 "정부가 인정하고 정부가 지원해 온 원주 의료기기산업을 정부가 나서서 황폐화 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식기반형기업도시 조성사업 또한 좌초로 내모는 강원 죽이기의 단편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암 회장은 "정부는 평가 오류를 인정하고 공정하게 재선정하거나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첨복단지를 제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등 3개로 분류하고 의료기기분야를 원주로 선정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중앙청사에서의 집회는 오전11시부터 오후1시까지 진행됐으며, 재경원주시민회 변무원 회장과 이해규 전 회장 및 재경고교동문회장 등 재경시민 10여명도 동참했다.

퍼포먼스로 원주시민들의 울분을 담아 풍선 터트리기와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린 광목천을 불태우고 밟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열을 이탈하거나 돌출행동을 하지 않고 시종일관 질서있게 집회를 이어갔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