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소문난 먹자촌이나 번화가도 아닌 한적한 뒷골목에 뜻밖에도 '맛집'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랄 때가 있다. 단구동 프리미엄 아울렛 뒤편 현진1차아파트 후문에 자리한 '숯불갈비 얼(대표: 양승정·41)'도 그런 곳이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독특한 향과 맛깔스런 맛을 자랑하는 댓잎갈비. 소갈비처럼 접시에 둘둘 말아 내오는 댓잎갈비는 푸짐한 양과 흡사 소갈비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갈비를 불판 위에 펼치면 그 속에 대나무잎이 하나씩 들어 있다. 불판에서 구워 입 안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다. 한 마디로 '동물성 아이스크림'이다. 칼집을 잘 낸 돼지갈비를 대나무잎과 과일, 각종 양념 등을 재료로 만든 비법 소스에 시간을 잘 맞춰 담가 놓은 덕에 소스가 고기 사이사이 잘 배어든 덕이다.

　양승정 대표는 그 비결을 "대나무잎이 돼지 특유의 누린내를 잡고 고기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나무와 대나무잎은 최근 그 효능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비타민C는 물론 포도당과 과당이 풍부하고 칼륨 등 무기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또 철분함량이 다른 채소에 비해 높고 불포화 지방산인 리놀렌산도 다량 들어있는 등 식이성 섬유질이 많은 저칼로리 식품이다. 특히 죽엽이라 불리는 대나무잎은 이뇨작용을 촉진하고 해열과 기침, 가래해소 등에 큰 효능이 있는 등 약리효과(藥理效果)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두, 옥수수, 땅콩, 과일가루 등을 갈아넣은 소스가 인상적인 샐러드와 고추냉이에 3~4일 절인 후 흑임자를 곁들인 깻잎절임, 집에서 직접 만드는 청포묵 등 함께 내는 밑반찬도 한결같이 맛깔스럽다. 여기에 양념게장과 생새우까지 상에 오르니 이렇게 퍼주고도 남는 게 있을까? 괜한 걱정을 해본다. 1인분 8천원.

　최상급 국내산 돈육만을 사용하는 삼겹살도 인기메뉴. '이 집에서는 진짜 삼겹살을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양 대표는 "진짜 좋은 고기는 색과 결이 다르고 불판에 올렸을 때 냄새가 다르다"면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더하기에 고기 하나를 받더라도 꼼꼼하게 선별해 쓴다"고 말했다.

　차돌박이(1만2천원), 우삼겹(4천원) 등 대부분 메뉴가 다른 집에 비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다양한 메뉴를 즐기고 싶은 사람을 위해 맛갈비(150g)를 1인분 4천500원에 제공한다. 고기로 어느정도 배를 채웠다면 야콘냉면이나 소면, 된장찌개로 입가심을 해도 좋다. 야콘냉면과 소면 3천원, 된장찌개 2천원.

　벽과 천장에 황토를 발라 다른 집에 비해 고기냄새가 덜 나는 데다 짚을 활용, 초가를 연상 시키는 인테리어가 푸근한 느낌을 준다. 공간에 비해 여유있게 배치된 60여석 좌석이 옆사람 신경쓰지 않고 편안한 식사가 가능하도록 돕는 점도 이 집을 즐겨찾게 만드는 이유.

　첫째, 셋째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후4시부터 밤11시까지 영업한다. 별도의 주차장은 없지만 주변 주차공간은 여유있는 편. 미리 전화로 예약하면 5%를 할인해 준다.

　▷문의: 766-9918(숯불구이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