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 내용도 논란

원주시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2009 부동산아카데미와 관련해 중개업소 참여를 강요하는 협박성 문서를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원주시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시지회와 공동 주관으로 22일 오후7시 백운아트홀에서 개최하는 행사로 부동산중개업소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결의대회 및 부동산강좌를 개최해 투명한 부동산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문제는 공인중개사와 원주시민을 위해 마련된 부동산아카데미가 공인중개사를 위한 행사로 변질됐다는 것. 이는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사전 홍보가 없었음은 물론 주된 행사가 중개업소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원주시가 부동산아카데미 참석하지 않는 공인중개사는 하반기에 현지 방문 점검을 하겠다고 문서를 발송해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결의대회에 대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일부 공인중개사는 결의대회를 3일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문서를 받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부동산아카데미에 대한 참석율을 높이기 위해 참석여부에 따라 점검을 실시하겠다는 협박성 문서를 발송해 공인중개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 단계동 A 공인중개사는 "문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며 "군사독재시절도 아닌데 원주시가 권한을 남용해 아카데미를 개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문서를 발송한 것은 지회장과 협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참석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한 것이지만 잘못된 부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아카데미에서 공개사과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의문 채택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낭독할 결의문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원주시의 이면에는 부동산 투기와 중개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부동산중개 전문자격자로서 자아성찰과 함께 무자격자 감시활동을 할 의무를 통감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결의문을 수긍한다면 원주의 부동산 시장이 부동산 투기로 인해 중개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반성하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A 공인중개사는 "원주 뿐만 아니라 전국 지방부동산 시장이 침체가 지속돼 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투기와 중개사고가 일어나고 있냐"며 "결국 공인중개사가 제살 깎아먹기 식의 결의문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잘못된 부분을 갖고 반성하겠다는 의미로 결의대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현재는 결의대회를 할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시지회 관계자는 "원주시민들에게 신뢰받고 투명한 거래를 하겠다는 대의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들의 경영적 어려움을 수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결의문을 발표하면 공인중개사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조직적으로 결의대회 참석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원주시 담당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실시하는 2009 부동산아카데미가 처음부터 내홍을 겪고 있어 추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